한국골프가 사상 첫 남녀 동반 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섰다. 김시우와 임성재가 남자 대표팀 선수로 올림픽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여자부는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와 고진영, 김세영, 김효주 4명의 선수가 한국 여자골프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사상 첫 한국골프 남녀동반 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리는 한국 골프대표팀의 첫 주자는 김시우와 임성재다. '탱크' 최경주 감독이 이끄는 골프대표팀은 29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에 자리 잡은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동코스)에서 도쿄 올림픽 남자부 대회를 시작했다.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미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했던 임성재의 경우 미국 진출 전 2년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를 경험했던 만큼 현장 적응에 대한 자신감도 높다. 임성재는 “일본에서 2년간 경기한 경험이 있어 마음이 가볍다”면서 “일본 골프장은 페어웨이와 그린 컨디션이 꽤 훌륭해 아이언샷을 할 때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올림픽을 위해 대회코스인 동코스를 7447야드 코스길이에 파71로 세팅된 가스미가세키 골프장 환경도 한국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코스를 따라 늘어선 소나무가 눈에 띄는 이곳은 찰스 휴 앨리슨이 설계했는데, 깊은 벙커로 악명이 높다.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의 깊은 벙커는 아베 전 일본총리로 인해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아베 전 일본총리가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와 골프회동 때 벙커에서 빠져나오다 굴러 떨어진 곳이 바로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이었다.
페어웨이는 넓고 높낮이 차는 심하지 않지만 연못과 벙커, 소나무숲이 까다롭게 다가온다. 그린 경사도 심하다. 한 매체는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을 '일본의 안양CC'로 표현하기도 했다. 익숙한 환경의 코스 분위기 속 폭발적인 비거리보다는 샷 정확성이 요구되는 코스인 만큼 한국대표팀의 메달경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올림픽 메달을 위해 선수들이 흘린 땀도 사상 첫 한국 남자골프의 메달 사냥을 기대케 하고 있다. 김시우와 임성재는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 출전권마저 반납한 채 연습에 매진했다. 최경주 감독이 이끄는 남자 골프대표팀은 경기장에서 30분 거리 숙소에 머물며 하루 3시간씩 9홀을 돌며 코스 분석도 완벽히 마쳤다. 김시우는 “매일 코스에서 연습하며 준비를 하고 있다. 컨디션을 좋게 유지하는 데 중점을 맞추고 있는데 준비가 될 된 것 같다. 대회를 치를 준비는 끝났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인비 올림픽 2연패 목표...개최국 일본 및 태국 등 신흥 아시아강국 복병
8월 5일 티오프를 앞두고 있는 여자부 메달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디펜딩 챔피언 박인비가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가운데 김세영도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며 메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28일 세계랭킹 기준 15위 이내 선수들은 한 나라에서 최대 4명까지 출전이 가능한 규정에 따라 한국은 이번 여자부에 박인비를 비롯해 고진영, 김세영, 김효주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국 여자골프 올림픽 2연패를 위해서는 미국은 물론 최근 급성장한 태국 등 동남아 선수들과 개최국 일본을 넘어서야 한다. 특히 개최국 일본의 이타오카 나사는 올림픽 준비를 위해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불참하고 코스 적응훈련에 매진해왔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