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팬데믹 위기의 유산, '공생'에서 해답을

정현진 로마켓 대표
정현진 로마켓 대표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 공포가 덮친 후 동네 상권 생태계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특히 최근 4차 대유행 위기에 따른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 조치 연장으로 말 그대로 숨쉬기조차 버거운 상황이 도래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33.3%가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어려움으로 휴업이나 폐업 위기에 처했다고 응답했다. 월 매출 300만원이 채 안 되는 소상공인도 무려 61.8%에 달했다. 많은 소상공인이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고강도 방역 조치로 기약 없는 생존 위기에 내몰린 소상공인의 발걸음은 배달 플랫폼과 같은 비대면 시장으로 향했다. 기존 지역네트워크 중심 상권에서 온라인·비대면 시장으로 진출이 본격화됐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하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온라인 매출은 16.1% 늘어났다.

동네마트 장보기 플랫폼 로마켓의 가맹점 수도 지난 1년 동안 253% 성장, 전국 190여 곳으로 확대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지난해 10월과 12월의 신규 가맹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유통 산업 전반의 높은 판매수수료율은 여전히 소상공인에게 넘기 어려운 장애물로 다가왔다. 시장 진입을 위해 필수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 부담이 그들의 생존을 위한 도전을 막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온라인몰, 아웃렛·복합쇼핑몰, 편의점 등 6대 유통 업태의 주요 브랜드 34개에 대해 서면 실태조사를 한 결과 온라인쇼핑의 실질수수료율은 최소 8.1%에서 최대 18%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온라인몰 및 유통 플랫폼이 주요 유통채널로 떠오름에 따라 판매촉진비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재무적 부담을 납품업체에 지운 것이다. 이마저도 온라인몰의 실질수수료율이 유통 업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백화점·대형마트·TV홈쇼핑의 실질수수료율은 20%대를 넘나든다.

이에 반해 로마켓은 1% 수수료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온·오프라인 전체 유통채널 가운데 가장 낮은 수수료율이다. 로마켓은 고강도 거리두기에 따른 가맹점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1% 판매수수료율을 1년 동안 동결하기로 했다.

로마켓은 코로나19 장기화와 4차 대유행으로 동네마트 자영업자의 타격을 감안해 향후 1년 수수료를 동결, 가맹점이 안심하고 영업할 수 있게 했다. 로마켓은 1% 수수료 정책과 더불어 소상공인과의 공존을 위해 국내산 농축산물에 대한 할인 프로모션 연장도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통한 건전한 유통 생태계 조성과 함께 현재 소상공인의 어려움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됐다. 동네마트 가맹점이 거리두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안심하고 영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처럼 소상공인 생존을 위해서는 시장과의 연계성이 높은 유통 플랫폼 간 상생 노력이 필연적이다. 불균형적인 거래 관계 역시 앞으로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로마켓은 생존과 퇴출, 그 기로에 서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공생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이제 막 출발선상에 섰다. 우선 시장의 문턱을 낮추는 것을 시작으로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소외된 동네마트와 소상공인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향하는 첫 단추를 끼우고 있다. 최악의 팬데믹 시대에 로마켓의 첫걸음이 로컬마켓 공존의 신호탄이 돼 전국으로 뻗어 나가기를 바란다.

정현진 로마켓 대표 helen@ro-mark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