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일 다음주 시작되는 20~40대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에 철저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지난달 사전예약 시스템 '접속지연' 등의 사태를 반복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다음주부터는 20대부터 40대까지 17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사전예약이 시작된다. 대규모, 단기간 예약을 마치기 위해 예약시스템을 정비하고 10부제 예약으로 불편을 줄이라”고 주문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먹통' 사태를 강하게 질타하며 “IT 강국인 한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다”고 청와대 참모진에 대응책을 요구한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청 뿐 아니라 전자정부 담당 행정안전부와 IT 담당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협업하라고 지시했었다.
백신 수급에 대해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8, 9월 접종을 위한 백신 물량은 차질 없이 도입될 것이며, 국민들께서 더 많이 예약할수록 접종의 속도를 더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 적극적인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백신 접종 목표도 앞당겨 추석 연휴 전까지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에 대해선 “백신이 해결책이 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신 접종에 앞서가는 나라도 방역조치 완화 후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는게 문 대통령 판단이다.
다만 “지금 분명한 것은, 백신이 감염을 막아 주지 못할지라도 위중증률과 치명률을 크게 줄여 주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과 백신 접종과 적절한 방역 조치를 병행해 나가야만 코로나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며 코로나19 백신 무용론을 경계했다.
특히 “K-방역의 장점이 흔들림 없이 작동되고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도 완료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철저하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겠다. 그 토대 위에서 코로나 확산세를 저지하고 상황을 하루속히 반전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도쿄올림픽에서 선전하는 우리 대표팀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메달이나 승패와 관계없이 한계에 도전하며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한편 이날 수보회의에는 외부전문가로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과 정중교 프레시지 대표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민간 기업의 대표이사가 우리 청와대 수보회의에 참석한 것은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은데, 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생생한 의견들 기탄없이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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