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김승연 회장부터 장남 김동관 사장까지 성공적 인수합병(M&A)를 이어가고 있다. 오너 일가의 투자 DNA와 책임경영이 한화그룹을 재계 순위 7위에 올리는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취임한 1981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14차례에 걸쳐 주요 M&A를 단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한화그룹은 금융, 레저, 유통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갤러리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한화생명, 한화솔루션 한화큐셀부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 등 주력 계열사가 M&A를 거쳐 현재에 자리 잡았다.
지난 10년간 한화그룹 M&A는 태양광·수소 등 그린에너지, 우주, 스마트방산 등 미래 사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과 2020년 독일 태양광 및 미국 에너지관리시스템 업체 큐셀과 젤리, 2020년과 올해 1월, 3월 미국 고압 수소압축 업체 시마론, 국내 인공위성 및 미국·네덜란드 가스터빈 수소혼소 개조 업체 쎄트렉아이, PSM, 토마센에너지 등이다.
최근 M&A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주도했다. 한화큐셀을 세계 1위 태양광 기업 반열에 올렸고, 수소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한화그룹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총괄한다. 국내 기업 가운데선 미래 사업 영역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다. 김승연 회장 대를 이어 오너일가가 성공적 M&A를 이끈 셈이다.
한화그룹 M&A가 성공한 배경으로는 조직 문화 융합이 꼽힌다. 김승연 회장은 M&A 전후 조직과 경영을 안정시키는데 주력했다.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이 대표적이다. 그는 2002년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나고, 당시 인수한 대한생명에서 2년간 무보수 대표이사를 지냈다. 통합 작업을 위해서다. 누적 결손금만 3조원이던 대한생명은 현재 자산 127조원으로 성장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쎄트렉아이 인수 이후 스페이스 허브를 총괄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더라도 시대 변화에 따른 신사업을 누군가는 해야한다는 것이 김승연 회장 생각”이라면서 “사명감을 갖고 미래 사업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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