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힘을 쏟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평가기관 심사에서 롯데가 신세계보다 우수한 등급을 받았다. 신세계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평가를 받은 계열사 중심으로 하반기 평가 등급을 높이기 위한 전략 마련에 매진할 예정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가 올 상반기 997개 기업을 대상으로 ESG 성과를 평가한 결과 롯데쇼핑은 종합등급 AA등급, 롯데하이마트는 A등급을 받았다. 반면 이마트는 상반기 종합등급 A등급, 신세계는 BB등급에 그쳤다. 특히 롯데쇼핑은 전체 평가 대상 중에 상위 6.8%에 들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산업별·자산 차등화 기준으로 점수를 산출한 규모별 등급 평가에서도 롯데쇼핑은 A등급을, 이마트는 BB등급, 신세계는 B등급으로 나뉘었다. 신세계의 경우 현대백화점이 A등급을 받으면서 주요 백화점 중에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서스틴베스트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와 위험을 평가해 ESG 관리 수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롯데는 그룹 차원의 ESG 강화 전략이 주효했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 상반기 사장단회의에서 “ESG 경영에 대한 전략적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며 ESG 경영을 핵심 기치로 내걸었다. 하반기 사장단회의에서는 ESG 경영을 선포했다. 이에 따라 롯데 9개 상장사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한다. 하반기 롯데지주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그룹 차원 ESG경영 전담 조직도 구성해 기능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롯데지주는 그룹 차원 ESG 전략 고도화를 추진하기 위해 경영혁신실 산하에 ESG팀을 신설했다. 대표이사 평가에도 ESG 경영 성과를 반영한다. 또 204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10년 단위 친환경 계획을 수립해 이행해나갈 방침이다.
신세계그룹도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경영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내 있던 기존 '사회공헌 위원회'를 'ESG 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이마트와 신세계를 중심으로 그룹 전체에 ESG 경영 활동을 더욱 체계화하기 위함이다.
위원회는 ESG 관련 주요 이슈와 전략을 점검하고 자문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신설된 ESG위원회 위원장은 각사의 사외이사가 맡는다. 이마트 ESG위원장을 맡은 김연미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올해 선임된 이마트의 첫 여성 사외이사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에 리필스테이션을 도입하는 등 친환경 녹색매장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이마트는 지난 2019년부터 모바일 영수증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그간 캠페인에 동참한 소비자는 170만명에 달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보냉팩 대신 백화점 중 처음으로 분리수거가 가능한 보냉팩을 도입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ESG 경영 확립에 힘쓰고, 각사별 관련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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