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 조승우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위원(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팀이 실제 인간 뇌와 유사한 환경을 구현한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 신생아 뇌 수준에 가깝게 성숙한 데다, 기존보다 2배 이상 크게 제작됐다.
'뇌 오가노이드'는 뇌 연구를 위한 최적 모델로 각광 받는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들 수 있다. 다만 기존 뇌 오가노이드는 태아 수준에 머물러 있다. 뇌 발달에 필요한 환경을 구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오가노이드가 커질수록 중심부까지 산소 및 영양분 공급이 어려워 세포가 죽는 문제도 있었다.
연구진은 나노기술로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뇌 미세환경과 유사한 젤리 형태로 '3차원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 세포를 제거한 뇌의 세포외기질(세포 간 공간을 채워 조직 구조를 형성하고 지지하는 단백질)을 활용했다. 이로써 뇌 발달에 필요한 생화학·물리적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나아가 미세한 채널로 구성된 '미세유체칩'을 도입, 배양액 흐름을 정밀 조정해 산소와 배양액을 중심부까지 효과적으로 공급하도록 했다.
배양실험 결과 대뇌 피질을 구성하는 신경상피(대뇌 피질로 발달하는 신경 세포층 조직)가 발달해 뇌 주름이 다량 생성됐다. 또 신경세포, 성상교세포, 미세아교세포 등 다양한 뇌세포가 기존 방식보다 많이 발현했다. 뇌 구조 및 기능이 더욱 성숙해졌다.
기존 뇌 오가노이드(2~3㎜) 보다 약 2배가 큰 4~5㎜ 수준으로 커지고 신경 기능이 증진됐다. 연구진은 실험에 따라 최대 8㎜까지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써 기존보다 월등히 크고 발달한 인조 뇌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조승우 연구위원은 “나노기술을 이용해 기존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며 “이는 난치성 뇌질환 기전 규명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효과적인 체외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