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가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세계랭킹 3위)와 고진영(2위), 김세영(4위), 김효주(6위)가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여자골프의 전설 박세리가 감독을 맡았다. 여자대표팀은 강자들이 모인 최강팀을 뜻하는 '어벤저스'에 달콤한 '주스'를 합성해 지은 '어벤주스'라는 팀명을 지었다. 대표팀은 지난 4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가스미가세키 골프장(파71, 6648야드)에서 나흘간의 메달 사냥을 시작했다.
한국 대표팀 4인방은 모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디펜딩 챔피언 박인비는 외신에서도 금메달 후보 1순위로 손꼽힌다. AFP통신은 여자부 골프 개막 하루 전 '주목할 선수 5명'을 소개하며 박인비의 이름을 가장 먼저 거론하기도 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116년 만에 열린 여자골프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박인비는 2회 연속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올리겠다는 각오다.
박인비는 “우선(리우 때와 달리) 부상이 없고 리우 때보다 부담감이 조금 덜하고 컨디션도 더 나은 편인 것 같다”며 여유와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LPGA통산 21승(메이저 7승)의 박인비는 7월 기준 세계랭킹 3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세계랭킹 2위 고진영은 올림픽 첫 출전이다. 104주간 세계 정상을 지켜온 만큼 강한 전력을 자랑한다.
고진영은 “한국에 훌륭한 선수가 많아 대표가 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 오게 돼 기쁘다. 올림픽이 1년이나 늦어지면서 과연 출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버텼다”며 “올림픽 출전은 처음이라 경기가 정말 기다려진다. 좋은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올림픽 출전으로 메달 욕심을 숨기지 않은 김세영, 부활한 '골프천재' 김효주 역시 메달 사냥을 노리고 있다.
변수는 폭염이다. 1라운드를 마친 뒤 박인비는 “20여 년 골프 치는 동안 이 정도 더운 날씨에서 골프를 친 적이 없었다. 마라톤을 하는 것 같다”고 무더위를 표현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최고 섭씨 36도의 불볕더위와 46도에 이르는 체감온도가 선수들을 괴롭혔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한국 여자골프는 폭염 속에서도 무난하게 경기를 시작하며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경기 첫날 마들린 삭스트롬(스웨덴)이 5언더파를 기록하며 선두로 나선 가운데 세계랭킹 2위 고진영이 3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올랐고 박인비는 김세영과 함께 공동 7위, 김효주는 공동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여자골프 올림픽 2연패를 위해서는 최악의 무더위를 이겨내야 한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2020 도쿄올림픽 여자골프에서는 변화무쌍한 날씨에 대비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선수가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2020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일기예보에 따르면 여자골프가 열리는 4일부터 나흘간 대회장에는 무더위에 이어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예보됐다.
정미예기자 gftra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