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거리두기·올림픽에 배달대행 주문량 사상 최대

1위 바로고, 지난달 1800만건 처리
생각대로, 작년대비 30% 이상 증가
제약·헬스 등 비음식 배달도 늘어나
"물류 플랫폼 전환...품목 지속 확대"

바로고 라이더가 식음료(F&B) 배달 메뉴를 건내받고 있다.
바로고 라이더가 식음료(F&B) 배달 메뉴를 건내받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거리두기에다 역대급 폭염, 또 집에서 올림픽 경기를 관람하는 시민이 늘면서 지난달 배달대행 주문량이 사상 최대기록을 세웠다. 최근 배달수요가 요식업계를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며 배달대행 업계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5일 배달대행 1위 바로고는 지난달 배달대행 건수가 작년 동기 대비 60% 증가해 18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국내 배달대행 업계 월간 배달대행 건수로 역대 최대 수치다.

업계 2위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로지올도 지난달 배달대행 주문 건수가 작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자체 기록을 갱신했다고 설명했다. 공유다, 부릉, 스파이더, 슈퍼히어로 등 배달대행 업계 전반에 걸쳐 배달주문량이 여름철 급증하고 있다.

2018년 월드컵 때만 해도 호프집에서 치킨에 맥주를 마시며 단체응원을 하던 문화가 올해 올림픽 때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함께 자취를 감췄다. 요식업계 오프라인 매출이 급감한 대신 배달주문량은 급증했다. 게다가 폭염에 지친 시민들이 집에서 경기 시간에 맞춰 치킨과 생맥주 등을 배달시켜 가족 단위로 응원을 하거나 혼술·혼밥을 하며 1인 관람을 하는 양상이다.

음식 배달은 최종소비자가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을 사용하거나 전화주문을 하면 식당주가 배달대행 라이더에게 호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배달대행과 함께 사상 최대 거래량을 기록 중인 배달앱은 지난 3년 동안 이어온 우상향 커브를 올 하반기에도 이어갈 전망이다.

배달앱 1위 배민은 올 상반기 결제 규모가 작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8조55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고 배달대행 주문건수가 급증한 점을 볼 때 배민의 지난달 결제 규모 또한 사상 최대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한 해 배민의 총 결제규모가 10조원을 넘었는데 올해는 현 추세를 감안하면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달업계는 폭염이 꺾이고 올림픽이 끝나더라도 제약, 헬스앤뷰티(H&B), 휴대폰, 반려용품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배달수요가 확대돼 배달건수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바로고는 비대면 진료지원 플랫폼 닥터나우와 손잡고 처방 약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닥터나우 앱을 통해 비대면 진료를 본 환자는 약 수령 희망 주소지와 가장 가까운 제휴 약국에서 약사의 판단에 따라 처방된 약을 배달로 받아볼 수 있다.

메쉬코리아는 ABC마트, 발란, 스파오, 원더플레이스 등 패션의류·잡화, 올리브영, 아리따움 등 H&B, 다이소 생활용품, 교보문고 도서·음반, 펫클럽 반려동물용품 등 비음식 카테코리에서 배달물량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생각대로는 지난달 'KT 바로배송유심' 서비스 배달 가능 지역을 수도권에서 전국 5대 광역시와 제주특별자치도까지 확대했다. 고객이 KT 알뜰폰 사업자 온라인몰에서 유심을 주문하면 생각대로 라이더가 1시간 내 유심을 배송한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대행 기업들은 최근 음식배달 기반 사업구조를 탈피해 IT종합유통·물류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냉장·냉동·상온 보관할 수 있는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거점으로 배달 품목을 지속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