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커머스 방송'(라방)이 중소 가전업계의 새로운 유통 채널로 떠올랐다.
주력 소비 계층으로 부상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선호하는 비대면 소비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면서 라방을 통한 판매가 늘고 있다. 홈쇼핑 등 다른 유통 채널 대비 판매 수수료가 낮고, 매출 효과가 큰 것도 장점이다.
5일 국내 중소 가전업계에 따르면 라방을 개시한 업체들의 실시간 방송 매출이 전년보다 평균 2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라방이란 소비자가 모바일과 웹으로 실시간 방송을 보면서 판매자와 소통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플랫폼을 말한다.
지금까지 중소 가전 업계의 최대 매출처는 TV 홈쇼핑이었다. 그러나 최대 30%에 이르는 높은 수수료가 부담이었다. 또 MZ세대 소비자는 TV 시청 시간이 적어 홈쇼핑 이용률도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라이브 커머스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라방이 새로운 기회로 떠올랐다. 인지도가 낮은 중소 가전 브랜드가 적은 투자 비용으로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유통 채널 대비 수익성이 높은 것도 강점이다. 평균적으로 중소 가전 업계의 라방 플랫폼 수수료는 10% 이하다.
국내 중소 가전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라방'에 뛰어들었다. 라방을 시작한 중소기업 대부분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면서 올해는 라방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확대했다.
휴롬은 지난해 단 2회만 진행한 '라방'을 올해 상반기에는 7회나 진행했다. 매회 200~300대 한정 물량을 판매했지만 전량 매진됐다. 라방 효과가 확인되면서 현재 주로 활용하는 네이버 라방 채널 이외의 다른 플랫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휴롬 관계자는 “라방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층이 MZ세대여서 판매와 입소문 효과가 남다르다”면서 “앞으로도 라방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첸은 7월 네이버쇼핑 라이브 매출이 전월 대비 250%,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0% 각각 확대됐다. 특히 젊은 층을 공략한 플렉스쿡 방송의 인기가 높았다.
휴테크도 라방에 힘을 싣고 있다. 안마의자는 직접 보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라방 중심 온라인 스토어 매출이 지난해보다 두 배 증가했다.
루컴즈전자는 본사 사옥에 자체 라방 스튜디오까지 마련했다. 라방이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 매출이 50%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루컴즈전자는 라방을 주력 온라인 유통 채널 가운데 하나로 육성할 계획이다.
김명수 루컴즈전자 사장은 “가장 인기를 끌었던 라방은 실시간 조회 수 14만건을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면서 “라방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공략할 가장 효과적인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신일, SK매직, 코웨이, 쿠쿠, 해피콜 등도 라방 마케팅을 강화하며 MZ세대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라방 시장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라방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대기업은 중소기업들과 달리 MZ세대 소비자와 소통하는 마케팅 채널로 적극 활용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비스포크 큐커' 출시 라이브 방송을 진행, 시청자가 50만명에 육박했다. LG전자도 실시간 라이브 판매방송 브랜드 '엘라쇼'를 론칭했다.
이현주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수수료가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아 라방이 주요 유통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중소 업체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판매뿐만 아니라 제품 사후관리(AS), 브랜드 이미지 관리 등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