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소재 전문대가 학과 구조조정으로 미래 지역사회와 산업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 앞장선다. 4차 산업혁명 진전과 코로나19로 한층 가속화된 지방대학 위기를 '디지털대학' 변신으로 적극 타개해나간다는 전략이다.
강릉영동대(총장 이상철)가 2022학년도에 'AI미디어콘텐츠학과'를 신설하고 신입생 20명을 모집한다.
AI미디어콘텐츠학과는 '메타버스' 분야에 필요한 현장 전문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를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인력 양성을 목표로 △인공지능(AI)개론 △모바일 프로그래밍 △파이선 랭귀지를 통한 프로그래밍 △디지털미디어콘텐츠 제작 △AI·사물인터넷(IoT) 활용 등 다양한 이론 및 실습교육을 받게 된다. 이미 학과 신설에 필요한 승인 절차를 마치고, 2명의 전임교수도 채용했다.
강릉영동대는 지난 3월 이상철 신임 총장이 부임하면서 '디지털 중심대학'으로 변화를 천명했다. AI미디어콘텐츠학과 신설은 그 변화의 신호탄이다.
이상철 총장은 정보통신부 장관, KT 대표, LG유플러스 부회장, 광운대 총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 총장은 코로나19로 앞당겨진 비대면(언택트)사회가 지방대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새로운 '온라인 디지털 세상'에 맞춤형 인재 교육으로 대학을 개편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총장은 대학 발전 원동력을 AI와 지역, 산업체와의 협력에서 찾았다. 기존 21개 학과 모두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변화시켜나갈 예정이다. 학과 성격이 중복되는 학과는 통폐합하고, 경쟁력이 없어 신입생 모집이 불투명하거나 학생이 졸업 후 진로를 찾기 어려운 학과는 구조조정한다는 방침이다.
AI미디어콘텐츠학과는 신설부터 지역 맞춤형, 산업체 맞춤형 인재 양성을 내걸었다. 학교가 소재한 강원도와 강릉시가 메타버스 산업을 적극적으로 구축 중인 만큼 도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학교 내 버추얼 프로덕션 연구개발(R&D)센터 AR·VR팩토리를 설치한다. '메타버스 메카'로 자리잡는 동시에 해당 설비는 AI미디어콘텐츠학과 학생 수업과 실습에 활용한다.
강원 지역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렀던 시설들이 남아 운영되고 있는데, 지자체는 이를 활용하면서 관광 자원 등과 연결한 메타버스 활성화 방안을 다양하게 찾고 있다.
또 기업 최고경영자(CEO) 의견을 반영해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한 '주문형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 산업체 현장 경험이 있는 전문인력을 초빙, 겸임 등의 형태로 교수진을 보강한다. 메타버스 구축에 필요한 통신사, 콘텐츠 중견·중소기업과 업무협약도 체결한다.
김주백 강릉영동대 AI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지역에서 메타버스 산업을 구축·활성화하기 위한 인력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학과를 개설한 것”이라며 “기존 대학들과 차별화를 꾀하면서 지역과 산업이 요구하는 인프라와 인재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