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일의 미래 '하이브리드'…관건은 기술과 리더십

리키 카푸르 줌 아태지역 총괄
리키 카푸르 줌 아태지역 총괄

인류는 앞으로 어디에서 일할까. 전 세계에 도래한 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질수록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료해지고 있다. '어디에서나'다. 집이든 사무실이든 그 밖의 다른 장소이든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는 모든 곳이 업무 공간이 된다.

업무 공간을 다시 생각하고 정의하는 일은 물리적 공간에 대한 고찰을 뛰어넘는다. 일의 미래를 진정성 있게 고민한다면 우리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을 향해야 한다.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안내하는 나침반, 올바른 방향으로 조직을 이끄는 힘, 성공으로 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은 모두 사람에게서 나온다.

기업을 구성하는 인재들은 하이브리드 근무환경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줌이 서베이몽키와 협업한 설문조사에서 지난 1년 동안 원격근무를 해 온 응답자 가운데 65%가 하이브리드 근무환경을 가장 이상적인 근무 모델로 꼽았다. 인사·조직 컨설팅 기업 머서(Mercer)가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는 고용인 800명 가운데 무려 94%가 팬데믹 시기 생산성이 팬데믹 이전과 같거나 오히려 더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채용에서도 흥미로운 트렌드가 발견됐다. 지난해 3월 이후 링크드인 사용자들이 일자리를 검색할 때 '원격' 필터를 선택하는 양이 60%까지 늘어난 것이다. 링크드인 상에서 다른 지역,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이들 간 소통도 활발해졌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우리는 어디에서 일하든 행복하게, 생산적으로, 연결성을 잃지 않고 함께 일할 수 있음을 배웠다. 이제 인류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스스로 선택하기를 원한다. 단순히 재택근무를 원하는 게 아니다. 하이브리드 근무환경이 주는 핵심 가치인 '유연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원격근무를 허용하는 회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유연한 업무환경을 보장하는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열쇠는 '기술'과 '리더십'에 있다.

네 명의 팀원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데 각자 사무실, 거점 협업 공간, 공유 오피스, 집에서 일한다고 가정하자. 기술이 이들을 여전히 하나의 팀이 되도록 엮을 수 있다. 협업 플랫폼을 선택할 때는 다양성과 통합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하나의 기술을 도입하면서도 업무가 진행될 수 있는 모든 다양한 환경에 최적화시켜서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하는 모든 이가 같은 경험을 하도록 해야 한다. 여러 선택지를 주면서도 무엇을 선택하든 동일한 경험을 보장할 때 유연성이 빛을 발한다.

네트워크 상태나 디바이스 종류의 제약 없이 원활한 소통을 지원하는 영상회의 기술, 체계적으로 업무 대화를 이어 갈 수 있는 채팅 서비스, 원격 접속하는 동료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회의실 솔루션 등을 목적에 부합하게 설계된 하드웨어(HW) 장비와 결합해 활용하면 하이브리드 근무환경의 요구사항을 해결할 수 있다.

전사 차원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기술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을 구현했다면 이를 충분히 활용하도록 임직원을 독려해야 한다. 이는 리더십의 몫이다. 하이브리드 근무환경에 대한 지침서를 만들고 효과적인 근무환경을 마련해 어디에서 일하든 일관성을 갖고, 협업을 활성화하며, 생산성을 끌어내도록 지원해야 한다. 미래에는 임직원 각자가 원하는 곳에서 일하며, 최선의 성과를 발휘하도록 지원하면서도 소속감을 불어넣는 리더가 조직의 성공을 끌어낼 것이다.

하이브리드 근무환경은 임직원은 물론 기업에도 이득이다. 임직원이 업무 시간, 공간에 대한 유연성을 얻어 업무에 가장 최적화된 환경을 스스로 구성할 수 있게 되면 일과 삶의 건강한 균형을 유지하고 생산성이 강화된다. 임직원의 생산성 향상은 곧 기업 전체의 생산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기업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인재를 채용할 수 있고, 사무실 임대 등 물리적 공간에 대한 투자 운용이 더욱 유연해질 수 있다. 일의 미래 하이브리드, 기술과 리더십을 적극 도입하고 발휘하는 기업은 윈윈 할 수 있을 것이다.

리키 카푸르 줌 아태지역 총괄 press@zoom.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