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컵' 도입 할까"...보증금제 시행에 고민 깊어진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일회용컵 없는 매장 운영을 제주지역 4개점에서 시작한다. 스타벅스 직원이 리유저블컵 사용 뒤 반납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스타벅스가 일회용컵 없는 매장 운영을 제주지역 4개점에서 시작한다. 스타벅스 직원이 리유저블컵 사용 뒤 반납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내년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행에 앞서 외식업계가 다회용컵 도입을 두고 고민 중이다. 친환경 취지에 동참하지만, 비용과 위생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서다. 일부 업체들은 선제적으로 다회용컵을 내놓고 있지만 업계 전반에 확산되기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 매머드커피는 다회용컵 세척 서비스 업체인 행복브릿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행복브릿지는 하루 다회용기 30만개를 처리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세척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매머드커피는 다회용컵 제작과 수거·반납·세척·배송 등 시스템 전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무인 반납기를 개발해 전국 300여개 가맹점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SK텔레콤, 행복커넥트와 손잡고 다회용컵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시범 운영 중인 제주 지역 내 4개 매장에서는 고객이 소지한 컵이나 보증금 1000원을 내고 다회용컵을 사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스타벅스는 다회용컵 약 6만개를 발주했고 주문량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다회용컵은 순수 폴리프로필렌(PP)으로 제작돼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사용한 다회용컵을 제주 지역 4개 매장과 제주공항에 있는 무인 반납기에 넣으면 보증금이 반환된다. 스타벅스는 오는 10월부터 제주 지역 전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다회용컵 도입에 선도적으로 나서는 업체들도 있지만 대부분 외식 업체들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특히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가맹점에 다회용컵 사용을 강제할 수 없어 전면 시행은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일부 업체가 시범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컵 회수율이나 비용 문제, 가맹점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해 도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일부 업체들은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컵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디야커피는 지난달부터 직영점에서 테라바스 종이컵을 사용했다. 테라바스는 플라스틱 일종인 폴리에틸렌(PE) 코팅을 하지 않아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종이 용기다. 이디야는 직영점에 시범 운영 후 가맹점에 전면 적용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파리크라상, 던킨, 배스킨라빈스 등 브랜드를 운영 중인 SPC그룹 역시 친환경 소재 다회용컵 도입을 검토한다. SPC그룹 관계자는 “기존에 비치된 머그컵 사용을 강화하고 친환경 소재의 리유저블컵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