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산업 혁신과 성장을 위해 금융그룹 내 인터넷전문은행을 인가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터넷전문은행이나 벤처투자 전문은행 같은 이른바 '꼬마뱅크' 설립을 기존 금융지주나 은행에서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것이다.
10일 한국금융연구원은 김우진 선임연구위원이 지난 7일 게재한 '국내 은행산업의 구조 분석과 향후 진입정책'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은행업 경쟁력 강화와 고객 서비스 요구 충족을 위해 규모별, 업무 단위별 인가 요건을 차별화하는 등 새로운 진입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은행에도 꼬마뱅크 설립을 허용하는 등 공정경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 금융 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설립 요구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주장이다.
지주사들은 카뱅을 견제하기 위해 자체 인터넷전문은행 독자 설립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본지 4월 2일자 1면 참조>
김 선임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4년간 국내 은행 산업은 인터넷은행이 영업을 시작하고 핀테크 기업이 일부 은행 업무를 대행하며 큰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질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 산업의 시장 집중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산업의 구조적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총자산, 원화 예금, 원화 대출 등 기준별 상위 3대 은행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2016년 이후 큰 폭의 변화 없이 61~62%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단지 시장의 파이를 쟁탈하려는 축소 지향적 사고에 머문다면 국내 은행 산업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조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진입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의 서비스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규모별, 업무 단위별 인가요건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이 필요에 따라 소매금융 전담, 기업금융 전담, 자산관리(WM) 전담 등으로 은행을 분할할 수 있고 신규 시장 진입자도 이렇게 사업 단위나 규모에 따라 인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기존 은행에도 인터넷은행이나 벤처투자 전문은행 같은 가칭 '꼬마뱅크' 설립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영국은 기존 은행 보완 차원에서 자본금 규제를 완화했고, 2010년대 중반을 전후로 수십 개의 꼬마뱅크가 설립됐다”며 “꼬마뱅크 설립은 은행 내부에서 같은 사업을 운영할 때 발생할 부작용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그룹 내 기존은행과 단일체로 운영될 수 있게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