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소재를 잡아당겨 빛을 원하는 만큼 차단할 수 있는 투명 필름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빛 투과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신축성이 좋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스마트 창에 활용 가능할 전망이다.
기존 스마트 창은 내부에 광 투과도를 조절하는 물질을 사용한다. 디스플레이 역시 광량 조절 층에 기능성 나노입자등을 분산시켜 투과도를 조절한다.
연구진은 이들 없이도 빛 투과율을 최대 100%까지 차단할 수 있는 순수 고분자 투명필름을 개발했다.
고분자 사이 공간(기공)에 따른 빛 굴절률 변화를 이용한다. 필름을 잡아당기면 통과하는 빛이 줄어들면서 투명 필름이 불투명하게 보인다. 기존 광량 조절 방식을 혁신하는 획기적 원천 소재다.
기존 순수 고분자 필름과 달리 신축성이 좋아 상하좌우로 늘린 후 바로 탄력적인 복원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개발 필름은 5×5㎝ 크기로, 길이를 약 15~30%만 늘려도 빛을 100% 차단한다. 기존 유사 성능 필름 대비 수백 배 개선된 성능이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단순 기계 자극만으로 광도 조절이 가능한 점도 획기적이다.
국내 고분자 필름 제조업체 제조공정과 동일해 기존 장비로도 쉽게 제조할 수 있다. 대면적화도 쉬워 상용화에 유리하다.
연구팀은 소재 특징인 광 투과율, 반사율 등을 이용해 사물 움직임도 파악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동작센서 응용 실증도 수행했다.
신형철 ETRI 휴먼증강연구실장은 “제조가 쉽고, 잡아당기는 정도에 따라 쉽게 제어가 가능하다”며 “향후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면 구역별 촉감을 다르게 해 시각·촉각 정보 전달 소재로 활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기술은 고분자 필름 소재 업체, 디스플레이 업체 등에 이전할 예정이다. 특허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5개국에 출원했다. 연구진은 향후 환경별로 색이 변하는 카멜레온 필름을 개발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