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지역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전략 검토에 나선다. 최근 중국 등으로 FTA 확대 움직임을 보이는 중동 주요 국가들을 대상으로 우리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지난 2009년 중단된 중동 국가와 FTA 협상을 12년 만에 재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중동지역 FTA 진출전략 검토' 용역을 긴급 공고했다. 중동지역 FTA 정책 동향 등을 파악해 다양한 우리 협상 전략을 마련하는 게 핵심 목표다.
산업부는 공고문에서 “중동지역은 풍부한 자원, 성장하는 소비층 등 대표적 신흥시장으로, 우리 기업이 선호하는 FTA 추진대상국”이라면서 “걸프협력이사회(GCC)측이 내부적으로 FTA 협상 재개를 검토하고 있어 우리도 전략적 대응방안 수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5월 이스라엘과 FTA에 정식으로 서명하면서 중동 진출 물꼬를 텄다. 하지만 중동 6개국(사우디, UAE, 카타르, 오만, 바레인, 쿠웨이트) 경제공동체인 '걸프협력이사회(GCC)와 FTA 협상은 2009년 이후 멈춘 상태다. GCC 측이 자동차 관세 철폐와 관련해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며 모든 FTA 협상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GCC는 현재 전체 아랍권 국가 무역 3분의 2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석유협회는 지난 6월 산업부 주최로 열린 '제16차 FTA 이행·활용 유관기관 협의회'에서 한-GCC FTA 추진을 요청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GCC는 우리 전체 플랜트 시장 70%가량을 차지하는 경제 산업 파트너”라면서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확보 등 다방면에서 놓치면 안되는 FTA 대상국”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이번 용역에서 우선 중동지역 최신 FTA 정책 동향을 파악할 계획이다. GCC측 대외 통상정책과 GCC 내 개별국 움직임 전반에 관한 정보를 파악한다. 중국 등 주요국과 FTA 추진 전망도 연구할 계획이다. 중국 외무부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GCC에 FTA 협상 의향을 전달했다.
산업부는 GCC 각국의 전략적·경제적·지정학적 요소를 포괄 검토하고 한국 기업들의 중동 진출 현황과 교역 관련 관심사항도 분석할 예정이다. 또 FTA 추진대상국 우선순위를 정하는 한편 이에 따른 다양한 협상 전략도 검토한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재편, 디지털전환, 경제협력 등을 감안한 맞춤형 FTA 패키지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중동지역 FTA 추진 시 논의방향 설정 및 협상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면서 “현재 GCC와 FTA 협상 재개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