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SW기술 보유국

베스핀글로벌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개발운영 상황 모습. 베스핀글로벌 제공
베스핀글로벌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개발운영 상황 모습. 베스핀글로벌 제공

'먹통 재현' 우려 속에 가동된 18∼49세 대상 코로나19 예방접종 예약 시스템이 며칠 동안 큰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다. 배경에는 민·관 협력이 있다. 국내 정보기술(IT)·클라우드 분야 대표 기업들이 함께 참여해 대국민 서비스의 안정 지원을 뒷받침했다. 2주라는 짧은 기간 내 발 빠르게 대응한 덕분에 국민 불편을 덜었다. 많은 이가 국내 기업의 헌신에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클라우드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없었다면 상황은 어땠을까.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클라우드 분야 기술과 전문인력을 묵묵히 길러 왔다. 앞선 기술을 자랑하던 외국계 기업의 도움 없이 아키텍처 설계부터 전문인력 지원까지 국내 기업이 모두 해냈다. 외국계 기업이었다면 의사결정에만 며칠에서 몇 주가 소요됐을 것이다.

최근 일어난 백신 예약 시스템의 먹통과 안정화 등은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SW) 기술 보유국이 돼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웠다.

먼저 공무원 인식을 바꿔야 한다. 디지털정부 시대를 맞아 IT 없는 대국민 서비스는 있을 수 없다. 공공 시스템에서 IT 비중은 커지고, 국가 안보와 질서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친다. 여전히 사대주의에 갇혀 외국계 기업과 기술만을 선호하는 공무원이 있다. 국산 SW 이용, 국내 기업 육성 등의 외침은 애국주의가 아니라 국가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다.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 여러 신기술 분야의 국산 기술력 강화를 지원하고,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사고 발생 때만 민간에 SOS를 치고, 이후 '나 몰라라' 식은 안 된다. 공무원이 모든 분야에 걸친 전문가가 되긴 어려운 일이다. 평소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비상시 신속하게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상황별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수시 점검하는 등 민·관 협력 모델을 마련해야 할 때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