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한다. 빅테크·금융사 등에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했던 이통 3사도 금융 데이터를 수신할 수 있게 되면서 마이데이터 산업 선점을 위한 이종업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연내 금융위원회에 본허가 사업자 라이선스 획득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다. 직접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곳은 이통사 가운데 SK텔레콤이 처음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업은 비금융업이기 때문에 이통사가 라이선스를 따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통신사는 의무정보제공사업자로서 통신 데이터를 요구하는 사업자에 정보를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
의무정보제공사업자는 통신사, 은행, 금융지주사, 카드사, 보험사, 금융투자업, 증권사 등이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뿐만 아니라 대형 금융사들이 대거 마이데이터에 진출한 상황에서 이통사도 정보를 내줄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이 마이데이터 사업자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SK텔레콤도 각종 금융 데이터를 받아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통신 데이터에 여·수신, 보험, 카드, 금융투자, 전자금융업 등 다양한 금융 데이터를 더해 자사 통신 고객에 맞춤형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예컨대 고객 예·적금, 대출 등 정보를 이용해 더 나은 단말 할부 상품을 권유하는 등 금융과 통신 업권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통신 소비자에게 통신 서비스 이외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신청한다”면서 “통신 요금 수납 정보와 금융 자산을 총체적으로 분석해서 현재 이용하고 있는 대출 금리보다 더 낮은 금리의 상품을 추천하는 등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고 말했다.
통신업권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인력도 확보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개방형 제휴 전략'을 취한다. 신한은행에 이어 이달 말 LG CNS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따면 통신 고객 데이터를 공유키로 했다.
LG CNS는 기업·소비자간전자상거래(B2C)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LG유플러스와 제휴를 맺음으로써 고객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않아도 마이데이터 서비스 모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향후 LG유플러스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LG CNS와 함께 만들어 갈 예정이다. LG CNS가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는 LG유플러스 고객에게는 혜택을 추가 제공하는 등 각종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할 수 있다.
제휴 범위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금융사별 주력 판매 상품이 달라 다양한 금융사와의 제휴 시 고객이 폭넓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T는 금융 계열사인 케이뱅크와 비씨카드를 허브로 삼고 금융 데이터 사업을 확대한다.
다만 KT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우려해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직접 획득하기보단 계열사를 활용한다.
케이뱅크는 예금·대출 정보 등을 보유했고, 비씨카드는 결제·커머스·금융 인프라에 강점이 있다. 통신·금융·카드 데이터를 통합해 중금리 대출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케이뱅크와 비씨카드·통신정보 등을 토대로 신용평가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이미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했다. KT는 비씨카드 중심으로 통신·금융 데이터 협력을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진행할 공산이 크다. KT는 비씨카드의 마이데이터를 수집·분석·저장하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SKT, 연내 본허가 받고 직접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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