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임시 주주총회 연기 이후 잠행으로 내부 직원들과 대리점주, 주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홍 회장의 지분 매각 계약 이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 노동조합은 서울 도산대로에 위치한 남양유업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노조 측은 “잇따른 경영진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남양유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오너일가가 사퇴 약속을 지킬 때 까지 1인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 노조 측은 홍원식 회장의 외조카인 황하나씨의 마약 사건 등 오너리스크를 겪으며 매출이 급감했고 이에 직원들이 나서 임금 동결 등 각종 비용을 삭감하며 고통을 분담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홍 회장의 지분 매각 계획 발표로 분위기가 반전됐지만 임시주총 돌연 연기에 따라 상황이 급변했다.
남양유업 노조는 홍 회장이 사퇴 약속을 이행할 때 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문을태 위원장은 “오너가 국민들에게 사퇴하겠다던 상황이 지켜질 수 있도록 본사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생각”이라며 “오너가 국민과의 약속 이행과 전 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홍원식 회장의 계약 이행을 촉구하는 국민청원도 참여자가 늘고 있다. 지난 6일 청원이 시작된지 엿새째인 12일 기준 청원 참여자 수는 620명에 달한다. 해당 국민청원은 제목에 홍 회장의 성명이 삭제 되는 등 일부내용이 블라인드 처리됐지만 참여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리점주들도 단체 대응에 나설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임시 주총 이후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단체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게 대리점주 협의회 측 입장이다.
남양유업 이해관계자들이 지분 매각 계약 이행을 한 목소리로 촉구하고 있는데는 대내외적으로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1분기 영업 손실액 137억원을 기록했고 2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이달 1일부터 원유가 인상이 예정된 만큼 원자재 비용 부담이 커져 영업이익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남양유업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백색시유(흰우유) 뿐아니라 가공유, 분유, 컵커피 등에서도 1위 자리를 내준지 오래”라면서 “하반기 업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경영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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