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기고>한-카자흐, 신재생에너지 분야 구체협력 도출돼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 이후 해외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방한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외무장관 시절 한국을 두 차례 방문한 바 있고, 상원의장과 총리 시절에도 한국 고위급과 만남의 경험이 많아 지한파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이번 방문은 2019년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정상방문 답방 성격도 있으나 신북방정책을 추진해 온 한국과 팬데믹 이후 긴요한 양국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주요한 방문 목적이다.

카자흐스탄은 정치·경제적으로 협력의 전략적 가치가 큰 나라다. 우리 정부의 신북방정책 핵심협력국 중 하나다. 특히 자원부국인 카자흐스탄은 그 경제구조가 한국과 상호보완적이다. 경제협력 잠재성이 매우 큰 국가인 셈이다.

2019년 양국 정상회담에서 대규모 신규 협력프로그램인 '프레시 윈드(Fresh Wind)'를 통해 인프라, 에너지, IT, 농업, 보건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확대가 합의됐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됐다. 성공적으로 추진 중인 알마티 순환도로 건설사업은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이 됐다. 알마티 지역 스마트팜 온실 조성사업도 곧 완공된다. IT협력프로젝트와 지구관측 위성개발 협력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와 수자원 분야에서도 다양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2050년까지 세계 30대 선진국 중 하나가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50 국가발전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유가 하락과 코로나 위기로 작년에는 비교적 저조한 -2.5%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2.5% 성장을 예측하고는 있으나 실업과 빈곤이 크게 늘어났고 소득 불평등도 심화돼 성장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팬데믹 위기 극복은 물론 더 나아가 '2050 국가발전계획'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3월 '2025 국가발전계획'을 발표하고 이에 따른 10대 국가우선순위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팬데믹 이후 핵심과제는 다양한 혁신기반 경제 건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 디지털-그린 뉴딜 정책과 토카예프 정부의 디지털화-탈탄소화 정책의 공통분모가 핵심의제다.

2017년 아스타나 엑스포 이후 카자흐스탄은 디지털 혁신에 있어 한국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한국 정부와 4차 산업혁명 MOU, 우주협력 MOU, 국제IT협력센터 설치를 위한 의향서 체결 등 협력 기반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제는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야 할 때다. 3D 프린터, 드론 및 센서 등 카자흐스탄의 협력 우선순위는 물론 누르술탄, 알마티, 쉼켄트 등의 스마트시티 추진에 있어 협력을 구체화하고 알마티에서 시작된 스마트팜 사업도 확대해야 한다. 디지털 협력의 성공은 의료 및 교육 분야로 그 효과가 확산될 것이다.

또 자원의존 국가인 카자흐스탄은 경제를 탈탄소화하고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하며 경제의 기둥인 석유, 가스 및 광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를 원한다. 2050년까지 재생 에너지 50%를 목표로 하고 상당한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 역량을 갖춘 카자흐스탄은 한국과 그린뉴딜 협력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는 물론 원자력, 스마트 물 관리, 쓰레기 재처리 등 분야에서 구체적 협력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

내년 1월 28일이면 양국 수교 30주년이 된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의 스마트한 새로운 30년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엄구호 한양대 교수
엄구호 한양대 교수

엄구호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 gosha@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