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략 속도내는 지방 금융지주

외연 확대·내실 다지기에 '선택과 집중'
BNK금융, 비대면 영업·RPA 적용 확장
DGB금융, 메타버스로 새 정장 기회 모색
JB금융, AI·빅데이터 기반 서비스 고도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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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나란히 실적이 성장한 지방 금융지주 3사가 은행을 중심으로 디지털 금융 강화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대형 5대 시중은행 대비 디지털 전략에 동원할 수 있는 예산이나 인력이 한정적인 만큼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분야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방 금융지주인 BNK·DGB·JB금융그룹은 최근 메타버스, 비대면 디지털 서비스 등에 역량을 집중하며 외연 확대와 내실 다지기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디지털을 활용해 수도권 신시장을 개척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여신 등에서 비대면 영업을 확대하고 업무에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적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올 상반기 BNK금융은 다양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적극 선보이며 변화에 고삐를 당겼다.

우선 20대 전용 금융브랜드 '마!이'를 선보이고 모바일 전용 입출금 통장,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 등록 등 서비스와 혜택으로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안면인식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에 대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고 비대면 고객 유입 확대에 나섰다. 은행직원과 고객 간 영상통화 대신 직원 없이도 비대면 실명확인이 가능하다. 영업점에서는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아도 은행업무를 볼 수 있도록 QR코드를 활용한 디지털 실명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RPA를 도입한 부산은행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문자판독(OCR)까지 가능한 자동화 플랫폼을 오는 10월 목표로 구축하고 있다. 기존 RPA 시스템은 기존 단순 반복 업무에 적용했으나 이를 고도화해 사람처럼 문서 데이터를 보고, 학습하고 정리해 디지털화한다. 이 자동화 시스템을 올 연말까지 누적 100개 업무에 적용하면 연간 13만시간 이상 업무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GB금융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경영진 회의를 개최하면서 주목받았다. 이후 그룹 계열사 대표 회의, 시상식, 사내모임 등 다방면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 있다.

DGB금융은 지방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센터를 개소해 운영하고 있다. 'DGB 피움랩(FIUM LAB)'은 올해 3기 12개 스타트업을 선발해 지원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사원증 발급사업 등 지원 스타트업과 협업 사업도 도출했다.

최근에는 핀테크 스타트업 뉴지스탁 지분을 인수하고 10번째 자회사로 편입했다.

상호나 서비스 변경 없이 기존 뉴지스탁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독립성을 부여해 스타트업의 강점을 그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룹 계열사와 연계한 알고리즘 주식투자 서비스 등 다양한 협업 상품을 제공해 시너지도 꾀할 방침이다.

JB금융그룹은 디지털 혁신을 8대 중점과제 중 하나로 삼고 업무 시스템과 고객 서비스 개선에 적용하고 있다. AI와 빅데이터를 도입해 전북·광주은행 중심으로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종이통장 미발행, 태블릿PC를 이용한 서류 작성, RPA 범위 확대 등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전북은행의 경우 RPA 적용을 영업점까지 확대 적용해 연간 3만6000시간 업무단축 효과를 꾀했다. 광주은행은 19개 본부 부서에서 80개 업무에 적용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외부 핀테크 기업과 협업도 적극이다. 오픈뱅킹 플랫폼 오뱅크(Obank)로 파트너사와 금융 라이선스를 공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등 대형 핀테크 기업과 제휴해 API 기반 대출비교금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고객 비대면 유입 채널을 확대했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국내 대형 금융지주 대비 규모가 작지만 이들과 경쟁하면서 동시에 빅테크를 견제하고 협업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며 “빠르게 디지털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