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주방·주류 자판기…유통가 '규제 샌드박스'로 투자 몰린다

CJ푸드빌, 빕스·계절밥상 매장 활용
1년 만에 공유주방 매장 19개로 늘려
GS25·CU·이마트24 등 편의점 업계
무인 판매로 임대료·인건비 부담 절감

공유주방·주류 자판기…유통가 '규제 샌드박스'로 투자 몰린다

유통업계가 규제 샌드박스 적용 사업에 적극 투자하며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를 두는 제도다.

공유주방과 주류 무인 자동판매기는 최근 유통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대표 사업이다. 공유주방은 규제 샌드박스 시행 2년 만에 시장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고 현재 법제화가 진행 중이다. 편의점 업계는 앞다퉈 주류 무인 자동판매기 시범 운영에 나서며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지난해 말 공유주방에 뛰어든 지 1년여 만인 현재 매장 수를 19개로 늘렸다. 빕스·계절밥상 등 외식 브랜드 매장을 활용해 배달, 간편식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직영 매장을 줄이는 추세라 공유 주방 입점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다.

CJ푸드빌은 전국 지역별 공유 주방을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쌓겠다는 판단이다. CJ푸드빌은 오프라인 매장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배달 전문 매장과 특화 매장을 론칭했다. 올 상반기 현재 CJ푸드빌의 전체 외식 매장 수는 작년에 비해 30% 줄어든 60여개에 불과하다.

대표 브랜드인 빕스는 배달에 적합한 메뉴만을 판매하는 '빕스 얌 딜리버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서울 두 곳에서 시작한 이 서비스는 현재 서울과 수도권 16곳으로 늘었고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지난달 기준 모두 47개점에서 서비스 중이다.

한식뷔페 브랜드인 계절밥상도 변화를 준다. 서울 코엑스몰점 매장 한 곳만을 남겨둔 계절밥상은 공유주방에 입점해 배달,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등을 주력으로 하는 서브 브랜드 론칭도 계획 중이다. 최근 CJ푸드빌은 이를 염두해 '계절밥상 차림' 등을 상표권으로 출원키도 했다.

고객이 CU R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서 상용화 된 주류 자판기를 이용하고 있다.
고객이 CU R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서 상용화 된 주류 자판기를 이용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로 승인받은 무인 주류 자동판매기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GS25가 가장 먼저 도입 추진을 발표했지만 CU가 상용화에 나서며 1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마트24도 지난달 신세계아이앤씨와 함께 업계 최초 인공지능(AI) 기반 주류 무인 판매기를 도입했다. AI 기반 스마트 냉장고는 성인인증 후 신용카드를 넣고 냉장고 안의 상품을 꺼내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다. AI비전과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돼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편의점 매출 비중이 높은 주류에 대한 무인 판매가 조만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무인 매장에 대한 가맹점주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편의점 내 주류, 담배 제품 매출 비중이 높아 무인 자판기를 도입하면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류 자판기를 도입한 매장 매출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시장에 안착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