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수소사업을 합작하는 세계적 가스화학 기업 린데와 주력 사업부문 교통정리를 마무리했다. 린데는 액화수소 생산을, 효성은 판매를 집중적으로 맡는다. 양사가 각자 강점 있는 영역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재계 등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린데와 합작해 신규 설립한 국내 액화수소 생산 법인 린데수소에너지에 107억3100만원을 출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총 출자금은 219억으로, 린데수소에너지 지분율은 효성 49%, 린데 51%로 확정됐다.
린데수소에너지는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 연산 1만3000톤 규모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는다. 현재 기공식을 한 상태로 공장 설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과 린데는 내부적으로 연말 착공에 돌입, 2023년 5월 상업 가동에 돌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그룹이 린데수소에너지 지분 과반을 린데에 양보한 것은 기술 공유를 통한 조기 수소 시장 지배력 강화 포석으로 해석된다. 액화수소는 기체 수소를 영하 253도 극저온으로 액화해 만드는데, 린데는 수소 액화 핵심 기술인 크라이오펌프 테크놀로지(Cryo Pump Technology) 등을 보유하고 있다. 린데가 세계 1위 수소 충전 사업자에 오른 배경이다.
이와 관련 지난 6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수소 사업 비전 선포 당시 “2024년까지 크라이오펌프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액화수소 충전 기술 및 설비 국산화를 추진할 것”이라면서 앞선 수소 생산 기술을 보유한 린데와 협력을 강조했었다.
특히 효성그룹이 5년 간 1조원을 투자,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3만9000톤까지 확대할 계획인 점에서 린데 중심 수소 생산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효성그룹은 린데수소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액화수소 판매에 집중할 전망이다. 회사는 린데와 판매 합작법인으로 신규 설립한 효성하이드로젠 지분을 51% 보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린데는 나머지 지분 49%를 보유한다. 다만 효성하이드로젠은 아직 자본금 납입이 이뤄지지 않아 구체적인 출자 액수는 파악되지 않았다.
효성그룹은 수소 중심 저탄소 경제로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수소 사업을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현철 효성중공업 수소산업 담당 전무를 중심으로 한 내부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수소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왔고, 실제 효성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가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면서 “이번 합작법인들은 각 사가 힘 줄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
류태웅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