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무장투쟁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이 78년만에 고국 땅에서 영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이동순 시인의 '홍범도' 대하 서사시 구절을 인용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참석해 “독립전쟁의 영웅,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이 오늘 마침내 고국산천에 몸을 누이신다. 홍범도 장군님, 잘 돌아오셨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라고 말했다.
광복절인 지난 15일 카자흐스탄에서 봉환된 홍범도 장군 유해는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 안장됐다. 홍범도 장군이 카자흐스탄에서 별세한 지 78년 만이다.
안장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위해 카자흐스탄을 찾았던 특사단, 여야 정당 대표, 국방부 장관과 각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홍범도함장 등이 참석했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남양 홍씨 문중 대표, 대한고려인협회장과 고려인들도 자리했다.
지난 16일과 17일 이틀간 대전현충원 현충관에 임시 안치됐던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영정을 든 남양 홍씨 문중 대표를 선두로 국방부 의장대에 의해 행사장으로 옮겨졌다. 문 대통령 내외는 홍범도 장군의 유해와 영정 앞에 카자흐스탄의 추모화인 카네이션과 한국에서 추모를 상징하는 국화로 만들어진 화환을 올리고 분향한 뒤 고개를 숙였다.
참석자들은 21발의 예포가 발사되는 가운데 묵념으로 고인의 넋을 기렸다.
문 대통령은 “조국을 떠나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까지 흘러가야 했던 장군을 비롯한 고려인 동포들의 고난의 삶 속에는 근현대사에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온갖 역경이 고스란히 배어있다”는 이동순 시인의 글을 인용하면서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안장식 중간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문 대통령 내외는 전날 홍범도 장군 훈장 수여식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은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현지 홍범도 장군 묘역 흙을 한국 흙과 함께 허토했다.
청와대는 “양국은 카자흐스탄에 남아 있는 홍범도 장군의 묘역 역시 지속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협조해 고려인 사회의 정신적 명맥을 이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