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교협 "대학 재구조화하고, 한계사학 퇴로방안 필요"

남성희 전문대교육협의회장이 18일 열린 온라인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남성희 전문대교육협의회장이 18일 열린 온라인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문대 총장들이 전문대학 체질 개선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입시 중심으로 서열화된 고등교육체제를 바꾸자는 것이다. 골자는 학문연구중심대학과 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나누고, 2·3년제의 경직된 수업 연한도 1년 미만에서 4년까지 다양화한다. 학생 수 감소, 재정난 등으로 폐교하는 한계사학의 퇴로 방안도 제시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남성희)는 18일 온라인 임시총회를 열고 2022년 대선 공약과제(안)을 발표했다.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와 장기간 등록금 동결로 열악한 재정 상황에 놓였다. 올해 입학 자원은 47만명인데 대입 정원은 49만7000명으로 신입생 미달 대학이 속출했다. 중학교 2학년이 37만명 수준이기 때문에 2024학년도에는 무려 12만4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소재 전문대의 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전문대는 현안 해결을 위해 총장단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마련한 제20대 대선공약 과제를 발표했다.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은 “고등교육체제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고등교육 체제를 학문연구중심대학과 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재구조화하고, 혼재된 직업교육 기능을 단일화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가칭)직업교육기본법' 제정이다. 학제별로 나뉜 대학 구조를 학문연구중심대학과 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재구조화한다. 학문연구중심대학은 학부 정원을 줄이고 석·박사 과정에 집중 지원, 연구중심대학으로 키운다. 직업교육중심대학은 희망 일반대학, 전문대학, 산업대학, 기술대학, 폴리텍, 전공대학 등을 포괄해 실무중심교육대학으로 육성한다.

전문대교협 "대학 재구조화하고, 한계사학 퇴로방안 필요"

강문상 전문대교협 고등직업교육연구소장은 “114개 일반대 520개 학과에서 전문대와 중복된 학과를 개설·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들 일반대를 포함해 직업교육중심대학 약 200개교, 학문연구중심대학 약 100개교 체제로 재구조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대학 서열화를 완화하고 학벌 중심이 아니라 직무능력 중심 사회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교육과 직업교육 투트랙 체제로 운영하며, 최근에는 산업기술 발전에 따라 직업교육 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반영했다.

직업교육중심대학에서는 학제 자율화를 통해 1년 미만의 단기 과정부터 4년 과정까지 수업 연한을 다양화한다. 학과 개설에 적게는 1년, 많게는 수년 이상 걸리는 과정을 산업 요구에 맞춰 탄력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경력단절 여성, 고령자, 미취업 청년 등이 단기 재교육 과정을 거쳐 빠르게 노동시장에 재편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 수 급감, 재정난 가속화에 따른 부실대학 퇴출 방안도 제시했다. 이미 김대중 정부 시절 1개교 수준이었던 폐교대학은 문재인 정부 들어 6개교로 지속 늘어나는 추세다. 상시평가시스템으로 부실대학이나 한계임박형 대학의 자발적 퇴로를 지원한다. 중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퇴로 방안을 마련해 대학 폐교에 따른 학생, 교직원, 지역사회의 피해를 최소화한다.


이 밖에도 지역특화형 외국인 인재 양성을 위해 전문학사 출신의 외국인 기능인재 비자(준숙련 비자)를 신설한다. 전문대교협은 고등직업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수준인 약 3조2000억원의 지원을 추산했으며, 내국세와 연동한 일정률(약 1% 수준)의 추가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2022년 대선 공약과제(안)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2022년 대선 공약과제(안)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