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 억제를 요구함에 따라 NH농협은행이 오는 11월 말까지 신규 가계 담보대출 신청을 중단한다. 다른 대형 시중은행은 아직 목표치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이 강력한 가계대출 증가 억제 추가 대책을 준비하고 있어 추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규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취급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23일까지 접수한 대출만 기존대로 심사해 실행할 예정이다. 기존 대출의 증액이나 재약정도 하지 않는다.
해당 기간 동안 전세대출, 비대면 담보대출, 단체승인 대출(아파트 집단대출) 모두 신규 접수하지 않는다.
다만 신용대출은 중단 대상에서 제외했다. 부동산 담보 긴급 생계자금 대출은 심사부서에서 예외로 취급한다.
농협은행의 이번 조치는 올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당국이 권고한 연간 증가율 5%를 이미 초과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뿐만 아니라 일부 금융사 가계부채 증가액이 연초 목표치에 근접해 추가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금융권 가계부채 증가액(잠정치)은 78조8000억원이다. 지난해 말 가계부채 잔액이 1631조5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7월말 현재 가계부채 잔액은 1710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1504조6000억원)보다 13.6% 증가한 수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666조원으로 전년대비 9.5% 증가했다. 증가율과 증가액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은행권에서만 가계대출 잔액이 9조7000억원 급증하는 등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강력한 관리방안을 요구했다.
이에 주요 은행은 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한도를 낮추는 등 대출 규모를 조정해왔다. 농협은행의 경우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결국 신규 대출 중단이라는 강력한 방안을 꺼내든 셈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