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두산중공업, 두산그룹 경영정상화 키 쥐었다

탈원전 악재 극복…4대 신사업 순항
자산·영업이익 등 그룹 내 핵심 역할
가스터빈·신재생·수소·SMR 사업 등
정부 정책 수혜…선도기업 입지 구축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사진= 두산중공업 제공]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사진= 두산중공업 제공]

두산그룹이 경영정상화에 돌입한 가운데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탈원전 정책 직격탄을 맞아 재무 상황이 크게 악화했으나, 가스터빈·신재생 및 수소 에너지·소형모듈원자로(SMR)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연결기준 두산중공업 자산은 12조2862억7000만원이다. 다른 핵심 계열사인 두산퓨얼셀 8673억200만원, 두산밥캣 8조1562억7900만원 등을 크게 앞선다. 두산그룹 내 가장 많은 자산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상반기에만 5077억9295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작년 같은 기간 영업손실 1777억5786만원과 비교하면 흑자전환 폭이 크다. 특히 올해 2분기에만 1861억5000만원에 이르는 순손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그룹 전체 계열사 가운데 두산밥캣(2082억76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자산 가치뿐 아니라 수익까지, 두산그룹을 떠받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그룹 캐시카우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수익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회사는 원전 설비 사업 비중을 낮추는 대신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크게 △가스 △신재생(풍력·수력·ESS·태양광 등) △수소 △SMR 등 네 가지 신성장 사업을 낙점했다.

이 가운데 가스터빈은 9차 전력수급계획에 맞춰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폐지되는 석탄발전 30기 가운데 24기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2034년 기준 LNG 설비용량은 총 59.1GW로 전원믹스 가운데 30.6%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2005년 5㎿ 고효율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을 시작으로 현재 380㎿급 세계 최고 성능 수준 고효율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전량 수입하는 가스터빈 물량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중공업은 풍력 시장도 공략한다. 국내 풍력시장은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라 해상풍력 중심으로 2034년까지 약 23GW에 이르는 대규모 발주가 예정돼 있다. 특히 2030년까지 약 14GW가 신규 설치될 예정이다. 시장 규모로 환산하면 약 66조원에 이른다. 향후 20년간 운영하는데 추가로 약 46조원이 투입된다.

두산중공업은 기자재 수급부터 설계·조달·시공(EPC), 유지·보수(O&M) 등에 이르는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국내 해상풍력 확대 수혜를 고스란히 입을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SMR 시장도 선도한다. SMR는 기존 대형 원전 대비 안전성과 경제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추진 중인 주요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탄소중립 로드맵을 통해 SMR에 대대적 투자를 예고했다.

두산중공업은 다양한 원전 주기기 공급 경험과 미국 원자력 전문 설계업체 뉴스케일파워 투자 등으로 미국 등 SMR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가스터빈과 수소, 신재생에너지, SMR를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해 나갈 것”이라면서 “신성장 사업 비중을 올해 28%에서 2025년 62%까지 확대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