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벤처·스타트업 주변 상황이 과거 어느 때보다 좋다.
우선 투자자금이 넘쳐나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이 쉽다. 시중 자금의 유동성이 좋은 데다 주식시장도 괜찮은 흐름이어서 펀딩이나 기업공개, 증자 등이 수월한 시기다.
올해 국내에서 1000억원 이상 '메가딜'을 성사시킨 스타트업이 10곳이다. 이 가운데 3곳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또 이들 가운데 다수가 해외 증시를 목표로 한다.
올해 7월 말 기준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야놀자, 눔, 토스, 티몬, 컬리, 뤼이드, 아이유노미디어그룹, 테라폼랩스, 무신사, 센드버드 등 10곳이다.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1000억원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이 4곳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빠르게 대형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타트업 대형화보다 반가운 것은 글로벌화다. 과거 1990년대 말 벤처 붐과 지금의 차이는 '글로벌'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등장한 1세대급 벤처기업은 자금 조달과 사업 영역을 대부분 국내에 한정했다. 한국의 작은 기업이 해외에서 주목을 받는 일이 쉽지 않았고, 글로벌 시장에 바로 도전한다는 생각도 많이 없었다.
하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 시장은 촘촘한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고 유형 상품 이외에 수많은 무형의 가치가 온라인·모바일로 교류하는 시대다. 우리 기업에 대한 해외 관심이 높아졌고 다양한 사업이 국경을 넘는 일도 훨씬 간편해졌다.
우리 초기 스타트업·벤처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자금을 유치하고 상장하는 일은 반가운 일이다. 이를 통해 실제 비즈니스의 세계화와 수출 확대가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더이상 작은 국내 '우물'만 바라보고 창업하던 시대는 지났다. 처음부터 큰 꿈을 꾸자. 스타트업이나 젊은 창업가들은 처음부터 글로벌에 눈높이를 맞춰나가야 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