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삼성전자에 '코인셀 배터리'를 공급한다. 코인셀 배터리는 동전 모양의 리튬이온 배터리로 무선 이어폰에 적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코인셀 배터리를 양산, 공급하는 건 처음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삼성전자에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시리즈'용 코인셀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양사는 지난 7월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4분기 양산을 목표로 코인셀 배터리 생산 준비에 착수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충북 오창 공장에 무선 이어폰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신설할 계획”이라며 “기존 초소형 원형 배터리와 다른 코인셀 라인”이라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코인셀 배터리를 양산하는 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LG에너지솔루션 코인셀 배터리 사업 첫 고객사가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코인셀 배터리 시장에 진출하고,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확보한 것은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코인셀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애플 무선 이어폰 '에어팟'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콩나물 모양 에어팟에는 둥근 막대기 형태 소형 배터리가 탑재됐다.
그러나 무선 이어폰 시장 디자인 트렌드가 바뀌었다. 무선 이어폰 제조사들이 막대 모양을 없애고 원형으로 이어폰을 만들기 시작했다. 애플 에어팟 프로, 삼성 갤럭시 버즈 등이 대표적인 원형 무선 이어폰이다.
제품 디자인이 바뀌면서 배터리에도 변화가 생겨 얇고 길쭉한 모양의 배터리 대신 동전 모양 코인셀 배터리 수요가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코인셀 사업을 신규 추진한 이유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애플, 샤오미에 이은 세계 3위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무선 이어폰 판매량은 2200만대로 예상된다. 지난해 1600만대에서 약 600만대가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무선 이어폰에 독일 바르타, 중국 EVE에너지, 삼성SDI 코인셀 배터리를 사용해왔다. 무선 이어폰 시장 확대 및 물량 증가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추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선 이어폰용 배터리 시장은 2025년 12억 셀로 연평균 26% 고성장이 예상된다. 애플, 샤오미, 삼성전자와 같은 IT 기업들과 보스, B&O, 소니 등 음향기기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코인셀 배터리 공급 확대를 추진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삼성전자 공급과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