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도시 파리, 스마트시티 바로셀로나, 2000 와트사회 취리히, 국립공원 도시 런던과 같은 세계적 도시들이 기후 위기 앞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누구보다 앞서 대응하고 있다.
국제자치단체환경협의회(ICLEI)는 2018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지구 환경을 관리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 전환하기 위한 다섯 가지 발전 경로를 제시했다. 자연 기반, 회복력 있는, 저배출, 순환적, 인간중심 발전이다.
세계 도시들이 기후변화를 억제하고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만드는 등 사람과 자연 시스템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유럽연합(EU) 그린딜로 구체화하면서 세계 탄소중립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2050년, 탄소 배출 1위 국가인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대부분 국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의 핵심은 탈탄소 전력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EU에 이어 미국이 탄소국경세 도입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EU는 2023년부터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전기 등 분야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고탄소 산업의 전환이 아니라 견디기 어려운 생존 위기에 놓여질 수도 있다. 여기에 의존하고 있는 지역경제도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기후 위기가 곧 경영 위기가 됐다.
경북도는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맞춰 경북 동해안을 탄소중립벨트로 조성하는 구상을 발표했다. 그동안 경북 동해안은 국가 전력에너지 생산거점 역할을 담당했다.
이러한 잠재력을 살려 탈탄소·분산화·디지털화가 융합되는 에너지 대혁명 시대에 그린경제 생태계를 구축,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린에너지와 순환경제 전환을 통해 그린산업 신산업을 창출하고 그린 인프라 조성과 그린경제 인재 양성 등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태양광, 풍력,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연료발전, 혁신원자력과 같은 '탄소프리전기'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원자력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소생산실증단지를 추진, 수소경제시대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원자력으로 수소를 대량 생산하고, 그 수소로 산업단지의 연료전지 발전을 통해 전기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또 나머지 수소로 철강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로 이어지는 미래를 계획한다.
신규로 조성되는 수소연료발전과 풍력단지사업이 지역경제 재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탄소경제 중심의 제조업을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 지속 가능한 제조업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현장에서 미래 원자력을 지키는 것도 경북도의 역할이다. 원자력은 청정에너지 시대로 가는 과정에서 가교 에너지 역할을 해야 하는 미래의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에너지원을 대량 생산하는 지역과 에너지원을 소비하는 대도시 간 요금 차이를 두는 지역 요금 차등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 생산지역에 에너지를 대량 소비하는 첨단산업 및 데이터센터를 입주하게 해서 RE100과 탄소국경세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 10년은 춘추전국 탄소중립 기술경쟁 시대가 될 것이다. 그린경제는 미래로 가는 등대가 될 것이고, 경북 동해안은 새로운 미래가 될 것이다.
송경창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 chang2000@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