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부품업계 "기후위기대응법 통과 우려…속도 조절 필요"

자동차 부품업계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안(이하 탄소중립기본법)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통과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23일 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탄소중립기본법이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출 차량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수출 차량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기존 2018년 배출 대비 26.3% 감축이 목표였지만, 최근 국회 환노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NDC 수치를 35%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법안을 심의해 의결했다.

KAIA는 “탄소 24% 감축을 위한 2030년 전기동력차 누적 364만대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385만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 중이었다”면서 “국회가 느닷없이 법 제정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동력차 누적 보급 목표를 늘리면 수입차 물량도 필요하다”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 판매량이 줄면 부품업체 생존 여부도 불투명해진다”고 설명했다.

KAIA는 “내연기관차 축소에 전기차 부품 수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는 부품업계는 현재보다 15% 이상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며 “전기차 생산 필요 인력이 내연기관차 대비 38%로 충분하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근로자 대량 실직도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KAIA는 이러한 우려를 국회와 정부에 건의하고 금속노조와 공동 대응을 통해 대응 순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만기 KAIA 회장은 “정부의 탄소 감축 목표 재정립은 불가피하지만, 문제는 속도”라며 “급속한 탄소 감축 방안이 미칠 수 있는 산업 위축이나 대량 실직 등 부작용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신중하게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