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가 가상자산(코인)을 발행해 이용자 부가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독 추천이나 결제 트랜잭션이 발생할 때 이와 연동해 채굴되는 가상자산 사업모델을 추진하려다 폐기했다. 머지포인트 추가 발행 등이 여의치 않아 자금 확보가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한 대안 중 하나로 분석된다.
24일 전자신문이 단독 입수한 머지플러스 기업 투자설명서(비공개)에 따르면 머지플러스는 구독형 사업모델에 가상자산 제공 혜택을 부여하는 이른바 '머지코인' 모델을 추진했다.
머지플러스는 외식 할인 정기구독형 모델인 '머지플러스'를 오는 11월 정식으로 출시할 계획이었다. 이용자가 연간 18만원 상당의 구독료를 내면 제휴 가맹점 이용 시 결제액 20%를 '머지캐시'로 지급하는 혜택을 앞세웠다. 이와 더불어 월 구독료만큼 할인받지 못하면 현금으로 출금이 가능한 '머지캐시'로 캐시백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이와 더불어 '부가 혜택'으로 비 제휴 가맹점에서 결제하더라도 2% 적립, 비 구독 회원이 결제하더라도 출금이 가능한 0.2% 적립 방안을 계획했다. 머지코인 제공 역시 이 부가 혜택 가운데 하나로 준비했지만 최종 버전에서는 삭제됐다.
충전형 상품권 바우처인 머지포인트를 발행해 신규 자금을 끌어모으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코인 발행으로 자금을 충당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머지포인트 이용자들 사이에서 '핑크티셔츠 임원'으로 알려진 서현철 머지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코인 복제 논란으로 상장 폐지된 '에드라코인' CTO 출신이다.
에드라코인은 코인 개발자가 에드라코리아 전직 임원과 공모해 코인을 무단으로 생성 후 시세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문제로 논란이 된 가상자산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비트포렉스에서 상장 폐지됐다. 에드라코인에 투자했던 1000여명은 코인 시세가 급락해 수백억원 규모 피해를 입었다. 에드라코인 개발자는 올해 3월 컴퓨터 등 사용사기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
서 CTO는 권강현 머지플러스 2대 대표가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대 권보군 대표, 3대 권남희 대표와 더불어 이번 머지포인트 사태에 핵심 인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머지플러스 임원들이 서 CTO 과거 논란 이력을 알고도 주요 요직에 선임한 배경에는 에드라코인과 유사한 방식으로 머지코인을 발행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추정했다.
머지플러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권강현 대표가 권남희, 권보군 남매에 대응해 자기 사람을 확보하기 위해 서현철 CTO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서 CTO 역시 권강현 대표와 같은 삼성전자 출신이며, 서 CTO의 전 회사 처리를 위해 권 대표가 상당히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