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음성인식회사, 에듀테크 플랫폼 타고 해외 진출

아이포트폴리오와 업무협력 MOU 교환
디지털 독서 프로그램 'ORC'에 적용
발음평가 엔진 반응속도 5배 빨라져
ORC 진출 40여개국 단계별 오픈 기대

김성윤 아이포트폴리오 대표(사진 왼쪽)와 송민규 미디어젠 상무
김성윤 아이포트폴리오 대표(사진 왼쪽)와 송민규 미디어젠 상무

국내 음성인식기술기업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발음평가' 기술이 에듀테크 플랫폼을 통해 해외진출에 성공했다. 연말에는 AI 어학튜터도 내놓을 예정이다. 에듀테크 기업과 협업으로 서비스에 최적화된 발음평가 기술을 개발하면서 단발성 기술공급이 아닌 지속적 협력모델을 만들었다.

음성인식솔루션 기업 미디어젠은 에듀테크 전문기업 아이포트폴리오가 옥스퍼드대 출판부와 공동 개발한 디지털 독서 프로그램 '옥스퍼드리딩클럽(ORC)'을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에 제공 중인 ORC에 AI 발음평가시스템이 추가된 형태다. 오는 10월 서비스된다.

미디어젠과 아이포트폴리오는 지난해 7월 업무협력을 위한 상호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미디어젠의 AI 음성인식 엔진인 '스피치프로(SpeechPro)'를 아이포트폴리오가 개발·운영하는 '리딩앤(ORC 국내 서비스명)'에 적용했다. 미디어젠은 음성언어 AI전문연구소인 남즈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차량음성인식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자랑한다.

아이포트폴리오는 스피치프로 이전에는 호주 음성인식 엔진을 활용해왔는데, 미디어젠의 스피치프로를 적용하면서 이를 국내 기술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김성윤 아이포트폴리오 대표는 “보다 정확하고 빠른 음성인식 엔진 기술을 찾다가 미디어젠을 알게 됐다”면서 “스피치프로 적용 후 발음평가 엔진 반응(리스폰스) 속도도 기존에 쓰던 것에 비해 5배 빨라졌다”고 말했다.

미디어젠과 아이포트폴리오는 발음평가기술을 유초등 이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비대면 교육 서비스에 맞게 최적화했다. 단어별, 음소별 어떤 발음이 취약한지 원어민과는 발음이 어떻게 다른지 정확하게 판정, 분석해줬다. 또 교육적 효과를 고려해 아이가 스스로 반복적으로 발음평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습과정을 함께 개발했다.

김성윤 아이포트폴리오 대표와 송민규 미디어젠 상무가 에듀테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성윤 아이포트폴리오 대표와 송민규 미디어젠 상무가 에듀테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송민규 미디어젠 상무는 “영어 발음을 단순 녹취하고 자막으로 표현하는 수준은 1차원적 기술 구현”이라며 “AI 기술을 최대한 잘 활용하기 위해선 해당 산업에 최적화된 개발이 필요한데, 아이포트폴리오는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제시해 협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성윤 대표는 “작년 9월 리딩앤 서비스에 적용한 이후 이용자들의 발음 평가 이용량(트래픽)이 이전에 비해 4배가량 늘어났다”라며 “옥스퍼드대 측에서도 매출 신장뿐만 아니라 학습효과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라고 강조했다.

양사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10월 일본 서비스 적용을 시작으로 해외로 AI 발음평가 시스템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디어젠은 그동안 AI음성인식기술을 자동차, 콜센터 등에 상용화한 바는 있지만, 에듀테크 플랫폼을 통해 수출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ORC는 이용자 접속량에 따라 수익을 받는 방식이기 때문에 안정적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일본 시장 성과를 바탕으로 ORC가 진출한 40여개국 다른 나라에도 단계별 오픈할 수 있다.

양사는 이번 발음평가시스템 개발에 그치지 않고 연내 AI 어학튜터도 선보일 계획이다.

송 상무는 “AI나 딥러닝은 데이터가 꾸준히 쌓이면서 발전하고 반영하는 서비스기 때문에 단발성 협력보다 지속적 협력모델로 파트너십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