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인 산악회 '산사랑', 내달 200회 산행…“아직 오를 곳이 많다”

링크나우가 오픈한 2007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온라인 모임을 만들고 정기산행을 결심한 구심체는 이듬해인 2008년 7월 19일 첫 산행에 오르며 '산사랑등산클럽'(현 회장 박경목, 등반대장 서우성)으로 정식 결성됐다. 13년 오롯이 국내외 명산을 누비며 드디어 9월 18일 정기산행 200회를 맞는다. 200회 산행 동안 오른 누적표고가 무려 193.8㎞에 달하며 누적 참가인원도 6227명(8월 21일 199회 정기산행까지)에 이른다.

산사랑 회원 13명이 원정대를 꾸려 2019년 10월 9박11일 일정으로 히말라야 안나프루나베이스캠프(ABC)에 다녀 왔다.
산사랑 회원 13명이 원정대를 꾸려 2019년 10월 9박11일 일정으로 히말라야 안나프루나베이스캠프(ABC)에 다녀 왔다.

온라인 주 서식지를 네이버 밴드로 옮겨 490여명이 정규 활동하지만 200회 정기산행 기록을 쌓기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세월호 사고로 전국 모든 선박 운항이 일시 멈췄을 때 청산도 트레킹을 포기하고 내륙 등산으로 대체해야 했고, 지난해 2월부터는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로 주로 이용하던 단체버스 운행이 불가능해져 수도권 명산 중심으로 4인팀 단위 등산 활동을 펼치고 있다. 등산은 따로지만 등산 관련 모든 활동은 밴드 커뮤니티에 전부 집대성된다.

'전쟁'과 같은 변란이 일어나지 않고 안전과 관련된 일기 급변 상황이 아니라면 금과옥조처럼 지켜오는 산사랑만의 다섯 가지 약속이 있다. 그것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산행 △전국 100대 명산 위주 탐방 △매년 1회 이상 해외 산행 도전(코로나19로 잠시 중단) △매년 8월 지리산 종주, 10월 설악산 공룡능선 등정 △매년 산행 목적지는 회의 집단지성으로 공개 선정 등이다.

2008년 산사랑 등산클럽 결성에 참여했던 원년 멤버들이 민주지산을 함께 등정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2008년 산사랑 등산클럽 결성에 참여했던 원년 멤버들이 민주지산을 함께 등정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13년 역사를 이어오면서 시간과 난이도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모임도 파생됐다. 행발모(행복한 발걸음 모임, 매월 첫째 주 토요일)와 산사랑 트레킹(매월 넷째 주 토요일)을 동반 운영 중이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선 생활 속 걷기와 회원 건강 유지를 위해 '함께 걷기 프로젝트'를 기획해 매일 1만보 이상 걷고 평균 40명이 커뮤니티에 각각의 인증기록을 남기고 있다. 코로나19에 막히긴 했지만 그간 다녀온 해외산행은 중국 황산, 백두산, 일본 다이센, 일본 대마도 트레킹 등이 있다. 특히 2019년에는 히말라야 ABC(Annapurna Base Camp)에 13명 원정대를 꾸려 7박 9일간 일정으로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까지 산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산사랑 백두산 원정대가 2016년 7월, 중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안전한 산행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산사랑 백두산 원정대가 2016년 7월, 중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안전한 산행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빈곤과 굶주림을 극복하는 해외 돕기에도 적극적이다. 국제구호기구가 여는 '옥스팜트레일워커'(100㎞, 4인 1조 36시간 내 완주)에 2017년 1회차(지리산) 1개 조, 2018년 2회차(지리산) 1개조, 2019년 3회차(홍천 인제) 2개 조가 참가해 인간한계 도전과 함께 기부를 실천했다. 지난해 옥스팜트레일워커에도 산사랑 4개 팀이 출전 신청을 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된 상태다. 코로나가 걷히고, 해외 원정이 재개되면 히말라야 EBC(Everest Base Camp), 랑탕, 쓰구냥산 등의 신규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 서우성 산사랑 대장은 “200회에 만족하지 않고 늘 외치는 '산사랑은 영원하다' 구호처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정기산행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면서 “자연보호나 봉사하는 문화를 실천하면서 2000회까지 산사랑 모임으로 이어지도록 힘을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