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부담도 큰데"...물류 대란 조짐에 식품사 '골머리'

수출 업체, 일정 지연 등 타격 우려
유럽노선 운임 1만달러까지 치솟아

[사진= HMM 제공]
[사진= HMM 제공]

최근 해상 물류비가 지속적으로 인상되는데다 HMM 파업 조짐이 일자 식품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 수입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수출 업체들은 비용 부담 및 일정 지연 등 타격을 우려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상운송 비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미국으로 컨테이너 운임비용이 기존 2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까지 올랐다. 해상 물류대란이 가장 극심했던 6월께에는 운임 예약 자체가 어려웠지만 현재는 다소 해소된 상태다.

유럽노선은 약 3000~4000 달러 정도였던 운임이 약 9000~1만 달러까지 3배가량 인상됐다. 물동량이 많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노선 역시 수급은 안정적이었지만 운임이 기존보다 2~3배 가량 올랐다.

글로벌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 기준 4340.18으로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58.65포인트 올랐다.

문제는 HMM 파업으로 해상 운송비용이 더욱 오르거나 또 한번 물류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다. A식품업체 관계자는 “HMM 관련 직접적으로 거래를 하지 않고 포워딩을 통해 선사와 거래를 하고 있어 파업과 관련한 직접적인 위험 신호는 아직 없다”면서도 “지금과 같이 해송운임, 컨테이너 수급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파업 자체가 부담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사 B관계자는 “해상 운임이 계속 오르는 측면에 있고 HMM파업으로 영향이 없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수출입에 대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해상 운송이 원활하지 않아 일부 매장에서 감자튀김을 다른 메뉴로 바꿔 이용할 수 있다고 고지하고 있다. [사진=맥도날드 홈페이지 갈무리]
맥도날드는 해상 운송이 원활하지 않아 일부 매장에서 감자튀김을 다른 메뉴로 바꿔 이용할 수 있다고 고지하고 있다. [사진=맥도날드 홈페이지 갈무리]

원자재 수입도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맥도날드는 올 들어 미국산 냉동감자 수급 불안을 겪으며 현재까지도 일부 매장에서 감자튀김 구매가 어렵다. 맥도날드 측은 '세트 메뉴 구매 시 매장 재고에 따라 감자튀김 부족 시 다른 사이드메뉴로 대체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맥도날드와 유사한 수입 냉동감자를 사용하는 롯데리아의 경우 지난 6월 감자튀김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키도 했다.

이 같은 상황 탓에 식품업계는 올 2분기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수출 식품 대표 업종인 라면 업체들은 일제히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농심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이 172억7677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8.3% 급감했고 삼양식품 역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했다.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142억4312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5%가량 줄었고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상 물류비가 내년 상반기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원가 부담 요인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