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전자문서산업협회에는 기관 또는 기업이 내부 보관한 전자문서 관련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법적 효력을 보장하면서 보안이 잘 갖춰진 외부에 어떻게 보관할지에 대한 것이다. 전자문서 관련법 개정에 따라 내부 특정 문서를 외부 기업에 보관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유사한 보관 사례는 어떤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문서 유형을 살펴보면 주로 고객과 관련한 회계, 계약 등이다.
그동안 내부 보관한 문서를 외부에 맡기고자 하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투명해지고 외부 보관에 대한 신뢰가 쌓였다는 뜻이다. 고객과의 중요한 문서를 공정하게 관리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 중요 문서를 외부 기업에 보관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지정받은 공인전자문서센터가 있다.
공인전자문서센터는 전자문서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고 보관과 내용, 송수신 여부 증명을 해 주는 기관이다. 전자문서 이용 확산을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운영하고 있다. 공인전자문서센터 사업자 조건은 문서 보관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법인 또는 국가기관이다. 현재 4개 기업이 지정받았다.
공인전자문서센터의 주요 서비스로는 전자문서 보관, 증명·발급, 열람, 송수신 등이 있다. 서비스 품질 확보를 위해 높은 수준의 기술 규격 및 관리 체계, 전자문서 생애주기별 주요 기술(문서 변환, 인증·보안, 문서 관리와 검색, 증명서 발급 등)을 제공한다. 공인전자문서센터는 금융권(은행 전표, 보험 청약서, 채권 서류), 기업(계약), 공사·공단(회계 등 장기 보관 문서)의 다양한 서류를 전자화(스캔)문서 또는 전자문서로 보관하고 있다.
지난해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이 개정됨으로써 전자문서의 법적 효력과 서면성이 명확화됐다. 종이문서와 전자문서를 이중 보관하는 문제도 해소(원본 종이문서 폐기)되면서 공인전자문서센터 사업은 지속 확대되는 추세다.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으로 인증받은 외부 보관 시스템에 데이터를 맡기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인식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공인전자문서센터 사업자 지정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공인전자문서센터 시장은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태생부터 전자 형태를 띠는 '본-디지털' 전자문서의 보관을 들 수 있다. 그동안 공인전자문서센터는 종이 원본을 스캔해서 안전하게 전자문서 형태로 보관한 뒤 종이문서를 폐기하는 것이 주요 사업이었다. 전자문서 보관은 비중이 낮은 편이었지만 최근 전자문서 환경에 많은 변화가 일었다.
전자문서가 생성되고 이를 처리 및 인증하는 프로세스와 기술이 발달하면서 종이로 출력하지 않고 곧바로 온라인상에서 생성하는 전자문서가 증가한다. 전자서식 기반의 전자계약·청약 서비스와 전자증명서 등이 종이 출력 없이 활용되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는 공인전자문서센터에 보관되는 종이문서의 경제성과도 관련이 있다.
실제로 종이문서를 공인전자문서센터에 위탁·보관할 경우 보관 비용보다 스캔 비용이 더 높기 때문에 도입 단계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예전에 보관된 종이문서를 공인전자문서센터에 위탁·보관하기보다는 업무에서 발생하는 전자문서를 공인전자문서센터에 보관하는 것에 관심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전자문서 보관은 상법에 따른 법적 보관 의무 기간이 있고, 양도 많다. 이에 따라 발생 단계부터 전자문서로 생성하고 변환해 공인전자문서센터에 위탁하게 되면 내부 보관보다 보안성과 경제성, 활용 측면에서 더욱 유용할 것이다.
앞으로 공인전자문서센터는 더욱 활성화할 것이다. 비대면 온라인 환경에서 공인전자문서센터 사업뿐만 아니라 관련 전자문서 산업까지 확장돼 사회 전체가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성규 한국전자문서산업협회장 gform@epost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