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상승, 에너지 산업 '강타'…시장도 '휘청'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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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등 에너지 연료 가격이 전년에 비해 약 3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비 상승은 한국전력공사, 발전 공기업의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태양광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도 대폭 오르면서 국내 태양광 제조업체와 원료 제조업체의 희비가 갈렸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에너지 업계에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산업통상자원부, 광물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와 LNG 가격은 모두 전년보다 약 30% 이상 상승했다. 이달 기준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평균 69.2달러로 지난해 8월(44.0달러)보다 57.3%, LNG(현물 수입가 기준) 가격은 지난해 7월 톤당 383.44달러에서 지난달 497.28달러로 29.7% 각각 상승했다. 8월 둘째 주 기준 유연탄 가격은 톤당 158.88달러로 지난해 연평균 60.24달러와 비교해 163.7% 급등했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한전과 발전공기업 실적도 악화했다. 한전은 올 상반기에 영업손실 1932억원을 기록했고, 발전공기업 5곳 가운데 3곳은 지난해보다 실적이 하향했다. 이 같은 실적 압박은 하반기에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국제유가는 통상 5개월 후 우리나라 연료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전력 판매단가나 전기요금은 지난해 연료비 기준으로 설정됐기 때문에 하반기 유가나 천연가스가 높아지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전과 발전공기업에 연쇄 충격을 줄 공산이 크다. 한전이 연료구입비 상승으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발전공기업과 정산할 여력이 약화했고, 발전공기업은 수익을 온전히 받지 못할 가능성이 짙기 때문이다. 한전과 발전공기업은 '정산조정계수'로 원료비 등 가격 변동에 대한 연간 실적을 조정한다. 통상 11월에 연간 정산조정계수를 마지막으로 산정하는데 한전은 실적이 악화하면 발전공기업 수익을 일부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LNG 가격도 현물시장 중심으로 급상승하면서 민간 LNG 발전사에도 엇갈린 영향을 주고 있다. LNG를 직도입하는 포스코에너지와 GS EPS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SK E&S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했다.

태양광 패널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 판매 가격은 1년 새 네 배 이상 상승하면서 아예 산업 판도를 바꾸고 있다.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당 6달러 선이던 폴리실리콘 판매가격은 지난 6월 29달러대로 상승했다. 이 때문에 태양광 제조업체는 실적이 악화한 반면에 원료 제조업체는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태양광 제조업체 한화큐셀은 상반기 영업손실 795억원, 신성이엔지는 영업손실 102억원을 각각 기록하는 등 지난해 상반기보다 실적이 악화했다. 반면 OCI는 영업이익 213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