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주체 'MZ세대' 품자...은행권 MZ 전쟁 시작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시중은행이 MZ세대를 고객으로 모시기 위해 연합진영을 구축하는 등 총성 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MZ세대가 흥미를 느낄만한 신개념 투자 서비스를 중심으로 독점 서비스 제휴 계약을 맺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모바일뱅킹 플랫폼을 더 이상 금융 중심이 아닌 'MZ세대 놀이터'로 새롭게 각인시키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도 모색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은 NFT(대체불가토큰)와 유사하면서도 좀 더 안정성 있는 분할투자 플랫폼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영역에서 흥미와 가치를 찾는 MZ세대 특성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최근 떠오른 신규 서비스는 '뮤직카우'다.

뮤직카우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이다. 주식에 투자하듯 누구나 쉽게 음악 저작권에 투자하고 사용자간 거래도 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에 투자할 수 있다는 신선한 발상이 서비스 핵심이다.

뮤직카우 누적거래액은 지난해 6월 203억원에서 올 상반기 1148억원으로 5.7배가량 성장했다. 투자자는 2018년 서비스 출범 후 3300여명에서 올해 6월 50만4700여명으로 급증했다.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누적 34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다수 시중은행이 뮤직카우와 제휴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뮤직카우에서 거래하는 개인의 음악 저작권 시세 등을 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연계하는 등 다양한 협업 모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러 은행과 뮤직카우가 협력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 발굴, 지분 투자 등 다양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뮤직카우와 가장 먼저 제휴를 준비하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서울옥션블루와 미술품, 한정판 스니커즈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경험이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MZ세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사업제휴를 먼저 제안했다”며 “양사간 윈윈 모델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물 미술품에 다수 개인이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전시회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배분하는 신개념 투자 '테사'도 은행이 주목하는 유력 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미술품 NFT는 디지털 작품에 투자하지만 테사는 실물 미술품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테사 서비스는 초기 P2P와 구조가 유사하다. 유명 미술품을 소싱하면 참여자들이 이를 소액으로 함께 구매하고 추후 작품 매각까지 가능하다. 미술작품 대여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한다.

이미 시중 다수 대형은행이 테사와 서비스 제휴를 논의하고 있다. 아직 구체 협업 대상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 외에 웹툰·소설 등 유명 작가의 작품, 인기 스포츠 스타의 한정판 굿즈 등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소액 투자 서비스가 시장 데뷔를 앞뒀다.

시중은행은 선제적으로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하는 등 신사업 유치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미술품 NFT 서비스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를 이미 신청했다. 다른 은행들도 제휴 추진 상황에 따라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해 새로운 시도를 차질없이 수행하겠다는 의지다.

은행 관계자는 “빅테크는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는데 별 제약이 없지만 은행은 금융사이기 때문에 신사업 도입·제휴를 공격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더 이상 예대마진 수익으로 미래 성장을 도모할 수 없기 때문에 사업영역 확대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