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B2B' 강화...제품에서 산업 중심으로 대전환

삼성전자가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버티컬 전략'을 가동한다. 고객을 산업과 용도별로 분류, 고객사가 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스마트폰부터 TV, 가전, PC 등 전체 라인업을 갖춘 삼성의 강점을 살려서 B2B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여 주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버티컬 전략으로 B2B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B2B 고객사를 공공, 제조, 금융, 교육, 건설, 유통, 의료, 호텔 등으로 분류했다. 국내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한국총괄은 과거 제품 중심의 영업 조직을 타깃 산업군 중심으로 변화시켰다. 해외 B2B 영업 조직도 버티컬 전략 중심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는 제품 단위로 B2B 고객사 영업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사이니지 B2B 영업 조직은 B2B 고객사에 사이니지 제품 제안서만 보내고 해당 계약만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버티컬 전략이 가동되면 고객사에 사이니지 제품뿐만 아니라 해당 공간을 조성하는 공조시스템, 태블릿, 가전 등 삼성 제품을 풀 패키지로 제안한다. 고객사 매장이나 사업장 성격과 최신 흐름 등을 반영해 삼성에서 먼저 제시하고, 고객사와 논의를 거쳐 최종 공급 제품군을 결정한다.

명품 브랜드, 금융사와 같은 초대형 고객사가 삼성 버티컬 패키지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국민은행 '인사이트 티'(InsighT) 지점에 갤럭시탭, 보안프로그램 녹스, 무풍 시스템 에어컨을 한 번에 공급했다. 이 지점은 디지털전환에 특화된 은행 지점으로, 삼성의 다양한 정보기술(IT) 기기와 소프트웨어(SW)로 소비자 경험 혁신을 이끌었다. 국내 구찌 매장에도 초고화질 디스플레이 '더 월'을 비롯해 갤럭시 폴드3 등을 함께 공급했다. 가전부터 사이니지,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등을 B2B 풀 패키지로 제공하고 기기 간 연결성을 높임으로써 고객사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티컬 방식 영업 확대를 위해 경기도 용인 등 주요 거점에 B2B 고객사 전용 쇼룸도 설치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는 B2B 매출 비중 확대를 위해 디스플레이, 가전 등 라인업도 계속 늘려 갈 계획이다. 하드웨어(HW) 제품뿐만 아니라 SW·보안솔루션 등을 통합 제공, B2B 시장에서도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삼성전자, 'B2B' 강화...제품에서 산업 중심으로 대전환

삼성전자의 B2B 시장 강화 전략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에 비해 시장 변동성이 적어 안정 매출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광고와 마케팅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수익성도 높은 편이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