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5G 단독모드 서비스 국가대열에 합류
2019년 4월,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서비스를 개시했다. 세계 주요국들과 치열한 최초 타이틀 경쟁 끝에 미국을 간발의 차이로 누르며 우리가 그 주인공이 됐다. 대다수 신규서비스들이 그러하듯 5G 서비스도 초기에는 이전 세대인 4G(LTE)망을 함께 사용하는 비단독모드(NSA:Non-Standalone)로 출발했다. 5G 서비스 개시 2년 3개월여 만인 지난 7월 KT가 5G 단독모드(SA) 상용서비스를 출시함으로써 우리나라도 5G 네트워크만 사용하는 5G SA 서비스 제공 국가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5G NSA가 데이터 통신은 5G망, 단말기 제어는 LTE망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5G SA는 데이터와 제어를 모두 5G망으로 처리한다.
우리나라는 5G SA 서비스에서 최초는 아니다. 세계이동통신공급자협회(GSA)가 5G SA 네트워크에 투자하는 38개국 68개 사업자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적어도 5개 국가·지역 7개 통신사가 5G SA 서비스를 이미 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및 차이나유니콤, 미국의 T-모바일, 홍콩의 차이나모바일 홍콩 등이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RAIN과 콜롬비아의 DIRECTIVE는 고정형 무선액세스(FWA) 방식으로 서비스 중이다. 스위스, 영국, 호주 등도 망 구축과 시범서비스 착수 등 상용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7개월 늦은 2019년 11월에 5G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던 중국은 96만개 5G 기지국을 보유한 세계 최대 5G SA 네트워크 구축 국가로 부상했다.

◇5G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효용 기대
5G SA는 5G가 가진 고유 특성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소비자 효용이 기대된다. 먼저 지연시간이 LTE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초저지연성은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원격의료, 사물인터넷(IoT) 등에서 필수요소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B2B 융합서비스 개발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현재보다 훨씬 정교한 재난문자 서비스도 기대된다. 5G 기지국은 안테나와 장비 일체형으로, 이들이 분리된 LTE 기지국보다 위치와 방향 구분을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다. LTE 기반 재난 문자는 불필요한 인근 지역 정보까지 전달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5G SA에서는 사용자 현재 지역 정보만 제공한다. 재난 상황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파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배터리 사용시간도 늘어난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갤럭시 S20+로 SA와 NSA의 배터리 사용 시간을 비교한 결과 SA(13시간38분)는 NSA(12시간32분)보다 최대 1시간 6분(8.8%)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속도 저하 등 서비스 품질저하 우려도 존재
이런 기대효과에도 5G 단독모드 서비스가 서비스 속도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NSA는 5G 대역(데이터통신)과 LTE 대역(단말기제어)을 모두 활용하는 반면, KT 5G SA는 3.5기가헤르츠(㎓) 대역 100메가헤르츠(㎒) 폭으로 데이터통신과 단말기제어를 모두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3사가 2019년 밝혔던 5G+LTE 병합 최대 속도가 SK텔레콤 2.7기가비피에스(Gbps), KT 2.4Gbps, LG유플러스 2.1Gbps였던데 비해, KT의 5G SA(3.5㎓ 대역) 최대 속도는 1.5Gbps라는 것이다.
또 이용자가 집중되는 장소에서는 실제 속도가 더욱 느려질 수 있고, 5G 통신 가능 구역(커버리지) 면적이 LTE보다 좁기 때문에 이밖에 음영지역에서는 신호가 약해져 통신 품질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쟁사들은 우려한다. 이런 이유로 SKT와 LGU+는 기술검증을 완료한 상황임에도 기업고객 대상 B2B 서비스는 5G SA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일반 소비자 대상 B2C 서비스는 보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KT는 이론적 최대 속도가 기존보다 떨어지는 것은 맞지만 고객이 체감하는 전송속도 차이는 미미하고, 융합서비스 활성화와 배터리 이용시간 증가, 정교한 재난문자 등 이익이 훨씬 클 것이라는 입장이다.
◇역대 모바일 통신 중 가장 빠른 도입속도를 기록 중인 5G
한편 에릭슨은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 2021년 2분기 보고서를 통해 5G 가입자 수가 올해 말 5억8000만건, 2026년 말에는 35억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역대 모바일 통신 중 가장 빠른 보급속도로, 코로나19에도 160개 이상 통신사들이 5G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급률은 우리나라와 중국이 포함된 동북아지역이 가장 높고, 북미,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의 순위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6월말 기준 1600만명, 중국은 4억9300만명이 가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글 : 이효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