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칼럼]협업 툴의 역설

[보안칼럼]협업 툴의 역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기업들은 원격근무를 지원하기 위해 많은 협업 툴을 도입했다. 업무용 메신저, 영상회의 솔루션, 클라우드 기반 업무관리 솔루션 등 다양한 협업 툴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런 협업 툴이 제공하는 새로운 기능에 환호했다. 그러나 업무 생산성 제고를 위해 도입한 협업 툴로 말미암아 역설적으로 생산성은 저하되고 보안도 염려되는 수준으로 약화하고 있다. 협업 툴 도입 시 발생하는 문제점에 관심을 기울이고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하는 이유다.

여러 협업 툴 도입에 따르는 첫째 문제는 정보의 파편화다. 협업하는 채널이 많아지면서 정보가 다양하게 나뉘어 저장·변경·유통된다. 이용자는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확인해야 한다. 업무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큰 요인이지만 협업 툴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둘째 문제는 정보 중복이다. 같은 정보가 여러 위치에 중복돼 스토리지를 낭비할 뿐만 아니라 보안 측면에서도 불필요하게 지켜야 하는 자산이 늘어난다. 보안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이는 문서관리 시스템이 확산하면서 발생했던 문제와 비슷하다. 문서가 많아져 문서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은 문서의 중복과 파편화 문제가 심해졌다. 이 시스템을 통합하는 기업콘텐츠관리(ECM) 솔루션도 문서 첨부와 복사 이동을 해결하지 못했다.

이에 서버 편집과 문서중앙화가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서버 편집은 모든 문서를 클라우드나 특정 서버에 저장해 놓고 브라우저를 통해 열람·편집하는 방식이어서 복사본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또한 서버 내에서 발생하는 중복 문서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문서중앙화는 로컬 PC에서 문서 편집을 하되 서버로만 저장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서버 편집에 비해 이용이 편하지만 서버 내 중복 문제는 오히려 심하다. 두 방식 모두 인터넷주소(URL) 공유로 복사본 발생을 줄일 수 있지만 다운로드해서 공유할 수밖에 없는 예외가 빈번히 발생한다.

결국 서버 편집이나 문서중앙화로는 협업 툴 도입으로 인한 정보의 파편화와 중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문제의 근본 해결 방안은 최근 주목받는 문서가상화 기술이다. 가상화된 문서는 문서 저장 위치와 상관없이 관리된다. 문서 생성 시 고유의 식별코드와 버전이 부여돼 다운로드와 업로드, 이동 등으로 문서 위치가 변경되거나 파일 이름이 바뀌어도 식별코드 및 버전은 변경되지 않는다. 모든 복사본은 같은 문서로 인식·관리돼 정보의 중복과 파편화 문제를 해결한다. 어디서든 충돌 없이 편집할 수 있고, 버전이 자동으로 관리된다. 서버 편집과 로컬 편집이 모두 가능하다. 파일을 직접 첨부할 수도 있으며, URL을 통한 공유도 가능하다. 이용자가 기존 문서 활용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중복과 파편화를 막는다.

혼재한 협업 툴에 문서가상화를 도입하면 정보 중복과 파편화 염려 없이 여러 기능을 쓸 수 있다. 중복이 줄고 파편화가 일어나지 않아 보안 대상이 줄고, 협업 툴 간에 일관된 보안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 가상화된 문서는 기본적으로 암호화된 채로 유통되고, 문서별로 접근 통제가 적용된다. 문서가상화는 업무 생산성을 증대하는 동시에 문서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

도입한 협업 툴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업무 환경의 디지털전환을 완성하기 위해 문서가상화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21세기에는 정보 데이터가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보의 중복과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오히려 매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고 말 것이다.

조규곤 파수 대표 kcho@fas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