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가 중국에서 운용하던 아스팔트 생산법인 4곳 가운데 3곳을 현지 합작법인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산 법인을 일원화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최근 중국 아스팔트 생산법인 4곳 가운데 3곳인 닝보, 허페이, 충칭 법인을 '절강보영SK물자집단유한공사'에 전부 매각했다. 회사가 직접 보유한 중국 법인은 상하이만 남았다.
SK에너지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닝보, 허페이, 충칭 법인을 중국 항저우 아스팔트 전문 수입 유통업체 절강보영과 조인트벤처(JV) 형식으로 설립, 운영해 왔다. 절강보영SK는 SK에너지가 2019년 절강보영과 합작해 세웠다.
SK에너지가 절강보영SK로 생산 법인을 매각한 것은 '지분 정리'를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 목적으로 해석된다.
SK에너지 모회사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생산법인 3곳을 절강보영 측이 지분 과반을 보유한 절강보영SK에 매각함으로써 '절강보영' 브랜드 효과 및 경영 효율화, 수익성 제고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다만 나눠져 있던 합작법인을 한 데 모으는 것과 같기 때문에 특별한 자산 변동 등은 없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가 중국 법인을 매각한 것은 이번 만이 아니다. 2016년에도 JV로 세운 생산법인 샨시 등을 잇달아 매각했다.
당시 SK에너지 측은 “수익성이 악화된 법인을 매각해 투자 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라면서 “합작 관계를 해소하고 독자 판매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부에선 이번 매각이 SK그룹이 추진 중인 '선택과 집중'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SK에너지는 중국 아스팔트 수출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에너지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석유 제품 가운데 기타 품목 수출금액이 각각 6조7280억원, 5조9057억원, 3조3771억원에 달했다. 해당 연도 총 수출금액 대비 과반에 육박하는 41.9%, 39%, 41.5%에 이르는 비중이다. 아스팔트는 석유 제품 가운데 남은 잔여물인 만큼, 납사 등과 함께 통상 기타 품목으로 잡힌다.
SK에너지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총 수출금액 4조161억원 가운데 1조4020억원(35%)에 이르는 기타 품목을 수출했다. 이 가운데 상당 비중은 아스팔트 수출 물량일 것으로 추산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에너지 아스팔트 품질이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중국 사업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절강보영과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생산 법인 매각을 통해 절강보영 브랜드를 앞세운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지분 정리·법인 일원화 등 시너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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