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에너지 사업의 목적은 제1조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기본협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에너지 절약과 국민생활의 편익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집단에너지 사업이란 개별 열원에서의 에너지 생산보다 집단화한 에너지 생산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비용효과적 에너지 공급사업이다. 100개 공장이 모인 산업단지에서 100개의 공장 굴뚝을 없애고 하나의 굴뚝을 만들어서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함은 물론 각종 오염물질 배출원 관리 효율을 높이는 친환경 에너지 공급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요즘 신재생에너지와 분산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사회·정치적으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집단 거주지역 및 주요 국가 산업단지 등 수요지 인근에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집단에너지는 분산에너지로서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산업단지 집단에너지 사업은 수많은 공장에 저가의 에너지(열과 전기)를 공급한다. 순수하게 정제된 고압스팀은 다른 에너지로 대체할 수 없는 고유 공정에서만 쓰이는 에너지다. 수출 위주의 산업단지 특성상 가격경쟁력을 위해 대부분 석탄 연료를 사용하고 있는 사업자는 탄소중립 노력에 끊임없는 고민을 하고 있다.
현재 세 가지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먼저 액화천연가스(LNG)로의 전환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운용 기간이 긴 사업장 설비를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열 공급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새로운 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 확보는 차치하고라도 막대한 사업비용과 상대적으로 높은 연료비는 커다란 장벽이다. 경제성 확보를 위해 발전터빈 용량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실제로 대전열병합발전은 최근 노후화된 기존 설비를 폐기하고 LNG 복합발전설비로 전면적인 설비 개체를 추진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발전용량 증가 반대 여론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안으로 현재 설비를 유지하며 바이오매스를 혼합 연소하고, 나중에 바이오매스 전소 형태로 가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개선 및 가장 중요한 국내산 미이용 목재의 안정적 수급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너무 낮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과 함께 국내 바이오매스의 부족한 물량은 사업 추진을 주저하게 하고 있다. 전국 산지에 있는 간벌목과 노령화 수목 등에 대한 벌목, 수집과 더불어 어린 묘목 식수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선순환적 산림자원의 에너지화 사업 제도화가 전제돼야 한다.
마지막 대안은 소각 가능한 폐기물을 에너지로 인식하는 방안이다. 인간이 배출하는 쓰레기는 기후변화 못지않은 전지구적 문제다. 에너지 생산을 위한 고온 소각을 통해 활용을 충분히 검토해 볼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산업단지 집단에너지는 고온 고압의 스팀 생산을 위해 1000도 이상의 고열로 보일러가 유지되는 특성이 있어 폐자원에너지 사업에는 상당히 유리하다. 그러나 현실은 여러 요인으로 말미암아 어려운 형편이다. 신뢰성 있는 표준화된 고형폐기물 등의 연료화 사업과 순환유동층 보일러를 통한 혼소 사업은 기후 대응은 물론 갈수록 쌓여 가는 생활폐기물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탄소중립을 향해 가는 길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분산에너지라는 점이다. 산업단지와 지역 집단에너지의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에 대한 정부·지자체·학계의 지속적 관심과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각각의 탄소중립 방향을 위해 요구되는 정책 개선 사항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강일환 한국열병합발전협회 사무국장 kcga@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