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e커머스 업체 아마존이 31일부터 11번가를 통해 직접구매(직구) 서비스를 개시한다. 무료배송과 다양한 상품군을 무기로 기존 e커머스 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네이버,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국내 직구 시장은 올해 5조원을 넘어 6조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의 관심을 끈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31일 국내에 상륙한다. 11번가 모회사인 SK텔레콤의 구독상품 '우주패스'(올 9900원, 미니 4900원)를 구입하면 구매 금액과 상관없이 무제한 무료배송을 받을 수 있다.
아마존은 상품을 미국 서부 물류센터에 미리 배치, 배송기간을 4~6일로 평균 이틀 줄였다. 빠른 배송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매출 3860억달러(약 450조원)를 기록한 세계 최대 e커머스 업체다. 시가총액은 1조달러가 넘는다. 이번 국내 시장 진출로 세계 13개 국가에서 서비스하게 됐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 등 해외 초특가 쇼핑데이를 겨냥해 국내 e커머스 업체들도 직구 플랫폼을 갖췄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대 e커머스 장터다. 시장 규모는 작아도 온라인 쇼핑은 세계 최고의 집적도를 자랑한다. 다양한 신기술 쇼핑의 격전지라는 상징성도 뚜렷하다.
쿠팡은 지난 3월 '로켓직구' 서비스 지역을 미국에서 중국으로 확대했다. 쿠팡의 무기는 빠른 배송이다. 해외 배송이지만 3~4일 만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로켓와우 회원이 아니어도 주문금액이 2만9800원 이상이면 무료로 배송된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옥션·G9을 통해 해외직구 서비스를 하고 있다. 늘어나는 명품 수요에 대비해 감정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짜 상품인 경우 구매 금액의 200%를 보상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GS샵도 지난 4월 명품 해외직구 서비스 'GS가 구하다'를 론칭했다.
직구 시장은 e커머스 시장 성장세와 더불어 해마다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해외직구 거래액은 2018년 2조9717억원에서 2019년 3조6360억원, 2020년 4조677억원으로 급성장세다. 올해는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국내 e커머스 시장 규모가 160조원을 넘어서는 가운데 직구 시장은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는 모습이다.
11번가의 아마존 서비스는 기존 11번가 고객 이외에 전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2400만명이 넘는 SKT 고객에게 직접 홍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e커머스 업체인 아마존이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파급력이 클 수 있다”면서 “그러나 퀵커머스까지 나오는 빠른 배송이 특징인 국내 시장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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