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가전, 힛(HIT)스토리]<17>의류관리기 대명사 '스타일러', 선두 비결은 '고객 감동'

신(新) 가전의 대명사 스타일러는 LG전자에 많은 자산을 가져다준 제품이다. 이 제품은 하나의 제품이 거대 시장을 만든 대표 사례이자 '의류관리기=스타일러'라는 공식을 만든 효자 상품이다.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갖췄지만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고민이 끊이질 않는다. 'LG 트롬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은 이런 고민 끝에 탄생한 혁신의 정점으로, LG전자가 추구하는 사업 전략을 가장 잘 반영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서울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내 LG전자 매장에서 박성후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 선임연구원(왼쪽)과 신아람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 상품기획담당 책임이 LG 트롬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에 적용된 무빙행어 플러스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내 LG전자 매장에서 박성후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 선임연구원(왼쪽)과 신아람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 상품기획담당 책임이 LG 트롬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에 적용된 무빙행어 플러스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신아람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 상품기획담당 책임은 “기술과 디자인 등 많은 면에서 정점에 이르렀다고 평가받는 스타일러를 더 혁신적으로 진화시키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면서 “신제품 개발과정에서 패러다임을 바꿀 거대 혁신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개선점을 찾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2011년 세계 최초로 출시한 '트롬 스타일러'는 지난 10년간 국내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고, 글로벌 특허는 220개에 달한다. 시장과 기술 모두 LG전자가 선점했다.

시장을 주도했지만 혁신의 정점에서 또 다른 혁신을 고민하는 과제가 남았다. 해답은 간단했다.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과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박성후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 선임연구원은 “신제품은 LG만의 오브제컬렉션을 적용하고 고객의 페인 포인트(불편점)를 발굴해 개선점을 적용하기로 했다”면서 “그 결과 무빙행어 플러스와 바지 압착 필름 등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트롬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은 기존 스타일러 기능을 유지하되 LG전자의 공간 인테리어 가전 '오브제컬렉션' 디자인을 적용했다. 여기에 수많은 소비자 조사로 발굴한 페인 포인트를 혁신으로 개선해 제품에 녹이면서 폭발적 반응을 이끌었다.

신 책임은 “스타일러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많이 사용하는데 상대적으로 키가 작다 보니 옷을 걸기 불편하다는 점을 발견했다”면서 “기존 위에서 아래로 거는 방식을 옆으로 걸 수 있게 개선했고, 바지 주름을 줄이는 필름까지 적용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혁신이라고 부르기에는 사소할 수 있는 무빙행어 플러스 기술은 LG전자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이 기능은 단순히 스타일러 기술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고객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사용자 경험을 높이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여기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후 가장 강조한 '고객 페인 포인트 해소를 통한 고객 감동'을 이룬 대표 사례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옷을 거는 자세나 바지 주름에 대한 우려 등 불편을 감동으로 바꾼 혁신은 지난 10년간 스타일러가 독보적 선두를 유지한 비결이기도 하다.

서울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내 LG전자 매장에서 박성후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 선임연구원(왼쪽)과 신아람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 상품기획담당 책임이 LG 트롬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내 LG전자 매장에서 박성후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 선임연구원(왼쪽)과 신아람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 상품기획담당 책임이 LG 트롬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박 선임은 “고객 목소리를 반영한 트롬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은 LG전자 전체 스타일러 판매 중 절반에 이를 정도로 시장 반응이 뜨겁다”면서 “디자인과 불편점을 개선한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생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강력한 살균기능을 장착한 점이 부각돼 관심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 스타일러가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다진 데는 특허 받은 '트루스팀'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물을 100도(℃)로 끓여 만드는 트루스팀은 탈취와 살균에 효과적이다. 의류뿐 아니라 마스크 바이러스도 99.99% 이상 제거한다. 여기에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털어서 먼지를 제거하는 기술 역시 경쟁력이 됐다.

LG 오브제컬렉션 스타일러(왼쪽 두 제품), LG 트롬 스타일러 블랙에디션2
LG 오브제컬렉션 스타일러(왼쪽 두 제품), LG 트롬 스타일러 블랙에디션2

스타일러는 신 가전 대표주자로 꼽히지만 필수가전으로 진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없지 않다. 코로나19로 판매는 더 늘었지만 미래 필수가전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 책임은 “많은 고객 목소리를 들어보면 사용자 경험이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을 발견한다”면서 “결국 아직까지 사용해 보지 못한 고객이 많다는 것이 유일한 허들인데, 이것만 해소된다면 필수가전 반열에 오르는 것도 머지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