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절치부심 카카오페이, 한국판 알리페이 노린다

[뉴스해설] 절치부심 카카오페이, 한국판 알리페이 노린다

카카오페이가 출범 4년 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한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으로 상장 일정이 한차례 연기되는 등 위기를 겪었지만 절치부심 끝에 10월 14일 상장을 앞뒀다.

국내에서 테크핀 기반 종합금융플랫폼 상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카카오페이를 '진짜 뼛속까지 플랫폼 기업'이라고 별칭을 붙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 하반기 카카오페이는 상장과 함께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관리서비스 본격화, 모바일거래시스템(MTS) 론칭,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등으로 성장세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카드·증권·보험 모두를 장악한 중국 알리바바 앤트그룹을 목표로 삼았다.

31일 카카오페이의 정정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타 경쟁업체 대비 차별화 전략으로 △국내시장을 선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 △입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높은 유저 잠재력 및 활동성 △카카오 생태계와의 시너지 △크로스보더 사업 확장성 다섯 가지를 꼽았다.

[뉴스해설] 절치부심 카카오페이, 한국판 알리페이 노린다

카카오페이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서 높은 경쟁력을 자신했다.

온·오프라인에서 신용카드사의 지급결제 서비스를 직접 하고 있고, 신용 대출 서비스 시장도 앞뒀다. 증권·보험의 경우 초기 중개 플랫폼 역할만 했지만 지난해 증권사를 아예 인수했다. 디지털 손해보험사도 새로 차릴 예정이다.

결제 서비스는 기존 오프라인 결제시장의 침투율을 높이면서 동시에 기업 간(B2B) 결제시장 등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높은 월간 활성 이용자(MAU)와 거래액 증가세도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 카카오페이 MAU는 2017년 5월 141만명에서 2021년 6월 기준 1990만명으로 약 14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액 또한 2017년 2분기 약 4000억원에서 2021년 1분기 약 22조8000억원으로 57배가량 증가했다.

상장 이후 카카오 그룹과 시너지도 예고했다.

모회사인 카카오뿐 아니라 계열사 모빌리티, 이커머스, 모바일 게임, 음악 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하겠다는 뜻이다.

카카오페이는 “주주사인 알리페이와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해외결제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해외 오프라인 가맹점 결제 서비스의 경우 알리페이 파트너십 활용을 통해 홍콩, 싱가폴, 태국 등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대상 가맹점을 우선 확대한 후, 중국, 호주, 유럽, 미국 등에까지 지속적으로 결제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올해 흑자 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증권업계는 카카오페이 기업가치를 10조∼18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베스트증권은 카카오페이가 올해 손익분기점(BEP) 돌파가 예상된다는 전망과 함께 기업가치를 18조원으로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가치를 21조9000억원까지 내다봤다.

최근 상장한 카카오뱅크가 좋은 주가 흐름을 기록하면서 카카오페이도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공모주 흥행이 카카오페이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 이탈 등으로 인한 한국 증시 정체도 변수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