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매각이 사실상 무산됐다. 매도인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매수인인 사모펀드 운영사 한앤컴퍼니(한앤코) 측 주장이 각각 엇갈리며 소송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소송전은 주식매매계약 불발 원인으로 지목된 계약 '선결 조건'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홍 회장 측은 계약 체결 전 합의된 사항에 대해 한앤코가 이행을 거부했다는 주장인 반면 한앤코는 계약 체결 이후 홍 회장이 무리한 사항을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홍원식 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LKB앤파트너스는 매매계약 상대방인 한앤코를 상대로 최종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매매 계약 체결 후 사전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을 거부했고 비밀유지의무 사항 위배, 계약 종결 전 부당한 경영 간섭 등으로 신뢰를 깼다는 주장이다.
홍 회장은 입장문에서 “매도인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매각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하여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계약 당시 합의되지 않았던 그 어떠한 추가 요구도 하지 않았다. 매수자 측은 계약 체결 후 태도를 바꿔 사전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수자 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계약 이행만을 강행하기 위해 비밀유지의무 사항들도 위배했다”며 비난했다.
홍 회장은 한앤코와 소송이 종결되면 남양유업 지분 재매각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앤코는 “계약은 해제 아닌 유효”라며 즉각 반발에 나섰다. 거래종결 의무 이행 소송을 지난 달 30일 착수한데 이어 홍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주식에 대한 처분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도 받아냈다.
한앤코 측은 쟁점으로 떠오른 '사전 합의사항'에 대해 “홍 회장 측이 '수용 곤란한 부탁'을 해왔고 (최초 거래종결일) 이후 이에 대해 '선결조건'이라는 주장을 새롭게 내세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해당 거래조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앤코에 따르면 '매도인 일가의 사익을 위한 무리한 사항'이다. 이에 대해 현재 경영에 참여 중인 홍 회장의 두 아들의 보직 유지 및 가격 재협상 등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한편 홍 회장 지분 매각을 촉구하는 남양유업 노동조합과 대리점주들은 현 상황을 지켜보며 내부적인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남양유업 노조는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며 사옥 앞에서 1인시위를 단행키도 했다.
문을태 남양유업 노조위원장은 “빠르게 경영 정상화를 이루고 착한 기업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경영 개선안에 대해 회사측에 계속 요구해왔고 현재 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