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개발하고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생산해 선보일 첫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가 6일 외부 디자인을 공개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혁신 기술과 전략을 집약한 엔트리 SUV로, 침체된 경차 시장을 살려낼 기대주로 주목된다.
현대차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캐스퍼는 3가지 혁신을 담았다. △경형 승용차와 상용차 시장 동시 공략 △전량 온라인 판매 △경형 전기차 시장 개척이 대표적이다.
먼저 캐스퍼가 기존 경차와 가장 차별화된 특징은 국내 첫 경형 SUV라는 점이다. 캐스퍼 차체 크기는 전장 3595㎜, 전폭 1595㎜, 전고 1575㎜, 휠베이스 2400㎜다. 기존 경차들과 전장이나 전폭은 같지만 전고가 기아 '모닝'보다 90㎜ 높고, '레이'보다는 125㎜ 낮아 안정적 비율을 실현했다.
최적화된 차체 크기를 바탕으로 캐스퍼는 경형 승용차 시장과 상용차를 동시에 공략한다. 캐스퍼 밴은 2열 시트를 제거해 뒷좌석 공간을 적재함으로 제작해 단종된 한국지엠 '다마스' 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할 전망이다. 캐스퍼 밴 최대 적재 하중은 300㎏로 기존 레이 밴(250㎏)보다 50㎏ 상향했다.
두 번째 혁신은 온라인 판매다. 현대차가 국내에서 온라인으로만 차량을 판매하는 것은 캐스퍼가 처음이다. 캐스퍼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고객 직접 판매(D2C) 방식으로 출시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과 인도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클릭 투 바이'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했으나, 국내에선 노조 반발 등을 우려해 오프라인 판매를 고수해왔다.
현대차는 이날 캐스퍼 전용 웹사이트를 열었다. 사전 예약 시작 전 웹사이트 내 얼리버드 예약 알림 신청 이벤트를 진행해 우선 출고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 웹사이트를 통해 캐스퍼 구매 관련 추가 정보도 순차 공개할 계획이다.
캐스퍼는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는 역할도 맡는다. 현재 출시를 준비 중인 캐스퍼는 1.0ℓ 가솔린과 가솔린 터보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탑재한다. 현대차는 2023년 출시를 목표로 경형 전기차 모델 개발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형 전기차는 작은 차체에 배출가스가 전혀 없어 도심형 전기차로 적합하다.
그러나 큰 차체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 특성과 100㎞ 초반대의 짧은 주행거리 등 상품성 미흡으로 과거 출시됐던 레이나 스파크 전기차는 단종됐다. 최근 전기차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캐스퍼 전기차가 충분한 주행거리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도심형 입문용 전기차로써 시장 저변을 확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현대차가 공개한 캐스퍼 외관 디자인은 개성 넘치는 전면 원형 램프와 SUV의 불륨감을 강조한 날렵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캐스퍼는 이달 중 사전 예약을 시작하며 가격은 레이와 비슷한 1200만~1500만원대로 예상된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담당 전무는 “캐스퍼는 개성과 젊은 감성을 추구하는 전 세대를 대상으로 디자인한 모델”이라면서 “세대 간 교감을 이끄는 엔트리 SUV의 새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