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르네사스가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 다이얼로그 세미컨덕터를 인수하며 다시 한번 몸집 키우기에 성공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차량용 반도체를 넘어 전력 및 전력관리반도체(PMIC)와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르네사스는 다이얼로그와 시너지를 극대화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르네사스는 지난달 31일자로 다이얼로그 세미컨덕터를 인수 완료했다고 1일 밝혔다. 영국에 본사를 둔 다이얼로그는 전력 및 PMIC·사물인터넷(IoT)용 반도체 전문 설계 기업로, 애플에 제품을 공급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ST마이크로와 매각 협상을 진행한 바 있지만 불발됐다.
르네사스는 올초부터 다이얼로그와 합병 논의를 본격화했다. 르네사스는 60억달러에 다이얼로그를 인수하는 사전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번 인수 작업이 완료되면서 다이얼로그는 최종적으로 르네사스 품에 안기게 됐다.
르네사스는 다이얼로그 인수로 사업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이얼로그가 강점을 지닌 전력 반도체와 PMIC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충하고 기존 르네사스 제품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 상위 3개사 중 하나인 르네사스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전력·IoT 반도체 역량을 다이얼로그를 통해 보완할 것으로 전망된다. 르네사스 관계자는 “다이얼로그는 전력 분야와 IoT, 커넥티비티 분야 반도체 설계 역량이 뛰어나다”면서 “기존 르네사스의 차량용 반도체 역량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르네사스는 다이얼로그 인수 완료와 함께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아날로그, 전력, 커넥티비티 반도체 주력 제품 39개 항목을 새로 발표했다.
르네사스는 다이얼로그를 인수하면서 지난 5년간 약 159억달러를 기업 합병에 쏟아부은 M&A 큰손으로 급부상했다. 르네사스는 2017년 임베디드 아날로그 반도체 전문기업 인터실을 32억달러에 인수 한 뒤 2019년 무선 및 센서 설계용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 IDT를 67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사일레시 치티페티 르네사스 IoT 및 인프라 사업부 총괄 사장은 “르네사스 포트폴리오에 다이얼로그를 추가하면 핵심 제품 부문에서 성장과 교차 판매를 촉진할 기회가 된다”면서 “다이얼로그도 제품 포트폴리오 전반에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