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개요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인바디는 체성분 분석기를 비롯 의료기기를 개발·생산하는 헬스케어 전문회사다.
2000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2014년 상호를 주식회사 바이오스페이스에서 주식회사 인바디로 변경했다.
주력 제품인 체성분 분석기는 인체에 무해한 미세 교류전류를 체내에 통과시켜 얻은 저항값을 측정, 신체 구성 성분을 분석하는 임피던스 기술을 활용한다. 체내 근육량, 체지방량, 수분비율 등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 체계적 건강관리와 운동 효과 확인이 가능하다.
인바디는 높은 정밀도와 재현도를 보장하는 체성분 분석기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 글로벌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전문가용 제품의 경우에 미국 FDA, 일본 JPAL, 유럽 CE 등 의료기기 관련 인증을 모두 획득했으며 인바디 검사 결과를 인용한 학회 논문은 누적 3000여편에 이른다.
인바디는 종합병원·비만클리닉 등을 위한 전문가용 장비부터 소규모 의원·스포츠센터 등에 맞춘 보급형 제품, 일반 가정이나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웨어러블 기기까지 다양한 체성분 분석기를 선보였다. 세계적으로 과체중·비만 인구가 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매출 668억원, 영업이익 1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6%, 216.7% 증가한 수치로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이다. 매출 비중은 해외 70.1%, 국내 29.9%로 북미와 유럽 등 수출 증가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인바디는 세계 80여개 국가에서 파트너 기업을 통해 독점 영업망을 구축했다. 나라별 체성분 분석에 대한 인식 정도에 맞춰 맞춤형 영업 전략과 마케팅을 펼친다. 국내에서는 한방·양방·스포츠로 세분화에 시장을 접근, 분야별 판매 역량을 집중했다.
기존 인바디 기기가 설치된 대형 스포츠 센터뿐만 아니라 퍼스널 트레이닝숍, 에스테틱숍, 건강기능 식품 판매소 시장 등을 새롭게 개척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큰 가정용 시장에서도 체중계형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 다이얼'과 손목에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형 '인바디밴드' 등을 선보였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동, 모바일 앱에 측정치를 기록하고 데이터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하반기에는 최고 사양을 적용한 체성분 분석기 신제품 인바디970, 체수분분석기 BWA2.0 등을 해외 시장에 출시, 외형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강점과 기회
인바디 가장 큰 강점은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다. 회사명이자 제품 브랜드 '인바디'는 체성분 검사를 의미하는 보통명사처럼 회자된다. 시장 선두주자로서 확고한 인지도와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체성분 분석기는 건강과 관련된 만큼 주요 고객인 병원이나 피트니스센터 등에서도 유명 상표를 선호한다. 지난해에는 세계적 피트니스 기업 'F45 피트니스'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 57개국 2000여개 센터에 1000만원대 인바디570 모델을 납품했다.
오랜 시간 축적한 데이터와 기술력 또한 차별화 요소다. 인바디는 특허 등록된 8점 터치식 전극법으로 양팔, 양다리, 몸통을 구분해 신체의 구성 성분을 측정한다. 상체 또는 하체 부분 측정으로 전신값을 추정하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정밀도·재현도에서 우위를 보인다.
측정값 정밀도는 오차 범위 1.5% 이내 재측정 시 일관성 있는 수치를 나타내는 재현도는 99%의 높은 신뢰도를 갖췄다. 20년 이상 축적된 4000만개 이상 체성분 데이터를 기준으로 젊은 성인의 상대적 평균값과 동일 연령대 상대적 평균값도 비교해 확인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과체중 인구가 증가하는 경향은 인바디에 기회다. 정부 차원에서 비만을 개인 보건 문제가 아닌 정책적 해결 과제로 접근하는 국가가 늘었다. 핵심 진단기기로 체성분 분석기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 성장으로 건강과 미용에 관심을 갖는 인구가 늘면서 비만 관련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비만클리닉과 피부미용센터 등에서는 인바디 도입이 필수로 자리잡는 추세다.
비만 관련 산업은 운동과 식이요법을 중요시하는 비만 치료제 중심에서 라이프스타일케어 중심으로 시장이 이동하고 있다. 예방 차원에서 통합적이고 장기적 비만 관리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인바디에 대한 인식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으로 선정, 기업·지자체와 연계한 서비스 사업 다각화도 추진 중이다. 국내 주요 기업체를 대상으로 가정용 인바디를 활용한 임직원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취약계층 아동에게 맞춤형 건강관리 통합 서비스를 지원하는 보건복지부 '드림스타트' 사업에도 참여했다. 일부 지자체와 노인복지관, 요양원 등에서는 가정용 인바디를 노년층에게 발생할 수 있는 근감소증 등 근육량 모니터링에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홈트레이닝 수요 증가 또한 가정용 인바디 판매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인바디는 B2B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개편, B2C 부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변화에 맞춰 스마트폰 앱에 탑재된 자체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고 운동·식단 관리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 미션 방식으로 진행되는 '런바디 챌린지' 등으로 제품 판매와 서비스 매출 간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의료기기 시장을 겨냥한 고성능 B2B 제품도 확대한다. 세포 단위로 체성분과 체수분을 측정, 중증 환자 치료에 활용하는 체수분 분석기다. 매출 비중 10% 정도를 차지하는 혈압계 제품군 개발도 공격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약점과 위협
과제는 일반 소비자(B2C) 시장에서 인지도 제고다. 체성분 검사를 의미하는 용어로 '인바디'를 아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개별 제품·브랜드라는 인식은 낮은 편이다. '상표의 보통명사화'로 인한 부작용으로 자사 상품 식별력이 희미해졌다는 의미다.
인바디는 매출 다변화를 위해 가정용 체중계형 체성분 분석기와 웨어러블 밴드로 B2C 시장 진출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체중계형 제품의 경우에 중국산 저가 제품이 빠르게 확산, 경쟁이 심화됐다. 중국산은 인바디와 비교해 정밀도는 떨어지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B2B 영역에서 보여준 브랜드파워·전문성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웨어러블 밴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신제품 '갤럭시워치4'에 체성분 측정 기능을 탑재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인바디밴드2와 갤럭시워치4에 적용된 기술은 생체전기임피던스분석(BIA) 방식으로 기본적 원리는 동일하다. 누적 데이터와 분석 알고리즘은 인바디가 우위에 있지만 제품 인지도와 플랫폼 규모에서 삼성전자와 경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기업이 체성분 분석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전체 시장 규모 확대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다. 스마트워치로 체성분 측정 기능을 접한 소비자가 보다 정밀한 분석 결과를 얻기 위해 피트니스센터 등에 마련된 전문가용·보급형 인바디를 다시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인바디는 가정용 제품과 웨어러블 밴드 등 B2C 제품 판매 강화를 위해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했다. 새로운 모델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는 전문가용 인바디 제품과 달리 B2C 분야는 신제품 출시 주기가 길고 판매 모델이 한정돼 있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피트니스 불황도 위기 요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체육시설 집합금지 영향으로 인바디 주요 고객인 헬스장도 상당 기간 영업이 제한됐다. 다만 규제가 점차 완화됨에 따라 위축됐던 설비 투자나 신규 점포 개점이 순차적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켓코멘트
◇미래에셋증권
주력제품인 전문가용 인바디 매출이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코로나19로 부진했던 수출이 5분기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고 국내 시장은 헬스장 영업제한 규제 완화 수혜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영업 환경이 지난해보다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그동안 부진했던 중국과 유럽시장 분위기가 좋아진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영업환경 개선에 따라 그동안 통제해왔던 인건비나 마케팅 비용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SK증권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외형 성장이 지속되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체성분 분석기 및 가정용 전자의료기기 사업이 인바디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인바디의 가정용 전자의료기기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코로나 19 여파로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 의료 용도로 신제품이 개발됐으며 향후 인바디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매출 비중에서 신규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해외 매출 비중이 70%인 만큼 신제품의 해외 출시에 따른 외형성장이 기대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