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하이텍은 휴대폰과 전동공구, 이차전지 업체에서 생산 중 발생한 스크랩 등에서 유가금속을 추출해 재판매하는 업체다. 주로 황산코발트, 황산니켈, 탄산리튬, 황산망간, 전해니켈, 전해구리 등을 자원으로 순환시켜 재판매한다. 군산에 위치해 연간 2만톤 규모 배터리를 재처리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605억원을 거뒀다. 올해는 두 배 성장한 1200억원대를 노린다. 그만큼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배터리에는 리튬, 코발트, 니켈, 구리, 알루미늄 등 유가 금속이 포함돼 있다”며 “이들 가운데 코발트와 니켈은 90~95%, 리튬은 70~80%가 회수된다”고 밝혔다.
성일하이텍은 해외로 사업을 확대 중이다. 전기차 등 배터리 소비가 커지면서 폐배터리도 그만큼 많이 나오고 자원재활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2014년 말레이시아 공장을 시작으로 중국과 헝가리 등지에 각각 공장 설립해 가동중”이라며 “미국과 독일에도 2023년까지 공장을 추가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폐전지 재활용을 통한 유가금속 회수가 가능한 업체는 성일하이텍을 포함해 벨기에 유미코어, 중국 브럼프와 젬 등 4개사가 꼽힌다.
재활용시장이 커지면서 국내에도 최근 시장 진입을 노리는 기업이 속속 등장했다. 이차전지소재 업체인 에코프로가 자회사를 통해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에코프로는 경북 포항에 연간 1만2000톤 규모 파·분쇄 전처리 시설과 연간 5만톤 규모 후처리 시설을 내년 준공할 계획이다.
GS건설도 2023년을 목표로 연간 2만톤 규모 금속추출 시설을 준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포스코, 영풍, IS 동서 등 다수 업체가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폐배터리 외에도 이차전지 생산 중에 발생하는 스크랩 등이 주요 재료가 된다”면서 “우리나라는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이차전지 분야도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 물질 재활용 자원순환 시장도 함께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질 재활용 산업이 활기를 띄는 반면에 배터리 재사용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해 렌털, 캠핌용 전지 등으로 활용 가능하지만 시장이 형성되지는 않았다.
현대자동차는 한국수력원자력·OCI 등과 ESS를 전력에 연계시키는 것을 검증중이다. 연말까지 10㎿h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수상태양광과 도서지역 풍력사업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과 연계해 3GWh 규모 재활용 ESS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체적으로 유가 금속을 회수하는 기술 개발과 전기차 폐전지 렌털 사업을 검토중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전기차 폐배터리 배출이 본격화돼야 시장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이 2010년부터 이뤄졌지만 본격적인 보급은 최근이어서 본격적으로 폐전지가 등장하는 것은 2023년 이후”라며 “그 때가 되면 이차전지 생산업체나 자동차 업계가 실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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